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장쯔이가 성 접대를 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오보임을 시인하고 '무조건 사과'를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쉰은 최근 영문판 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에서 "작년 5월 장쯔이가 금전을 대가로 중국의 부호와 고위 관리들을 성 접대했다는 오보를 냈다"면서 "이를 전면 삭제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익명 제보자의 제보를 토대로 확인 과정 없이 관련 기사를 작성했고 해당 기사가 출고되기에 앞서 장쯔이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면서 "오보로 말미암아 장쯔이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업상 막대한 손해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보쉰의 사과 성명은 '장쯔이 스캔들'을 둘러싼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 대한 미국 연방법원이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나왔다고 BBC는 전했다.
이와 관련, 장쯔이는 17일 자신의 웨이보(徽博·중국판 트위터)에 보쉰과의 법정 소송에서 '승리'했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CNA)이 소개했다.
장쯔이는 웨이보에 "법이 정의와 명예를 되돌려 놓았다.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이 같은 악행이 결국은 자기 파멸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장쯔이의 '성접대 의혹'은 작년 5월 보쉰의 첫 보도를 계기로 홍콩 빈과일보와 주간지 일주간(壹週刊) 등에 급속히 퍼졌고, 장쯔이는 즉각 관련 매체들을 미국과 홍콩의 법원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보쉰은 당시 장쯔이가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의 돈줄 역할을 한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 그룹 회장으로부터 한 차례 최고 1천만 위안(약 18억 5천만 원)을 받는 대가로 10차례 이상 보 전 서기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장쯔이가 과거 10년간 보 전 서기 외에도 두 명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쉬밍 회장 등 다수의 정계, 경제계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고 7억 위안(약 1천211억 원)을 챙긴 것으로 중국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쉰의 보도 이후 중화권 매체들은 보쉰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장쯔이 성 접대 설을 대거 보도했다.
홍콩 법원은 지난달 29일 빈과일보와 일주간을 상대로 한 고소 사건 판결에서 장쯔이의 손을 들어줬고, 장쯔이 측은 법원에서 피해보상금 요구 절차를 밟고 있다.
BBC는 보쉰이 미국 법원의 판결이 자사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판단해 이번 고소 사건에 대한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쉰은 지난해 장쯔이가 미국 법원에 고소했을 때만 해도 장쯔이를 모독한 적이 없고 관련 보도 내용이 진실이기 때문에 기사들을 삭제할 수 없다며 강경 태도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