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명절상여금·휴가비 등은 통상임금 아니다"(종합)

대법, 통상임금 판단의 구체적 기준 제시

자동차 부품회사인 '갑을오토텍' 직원 295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통상임금의 범위에 관한 최종 판결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리고 있다. (송은석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갑을오토텍 직원 김모(47) 씨 등 296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에서 구체적인 통상임금의 범위를 규정했다.

대법원은 우선 통상임금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를 제공하면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며 "명칭과 관계없이 법적인 요건을 갖추면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규정했다.

통상임금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으로 대법원이 그간 판시해 온 것과 같이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제시했다.

정기성은 미리 정해진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어야 하는 임금을, 일률성은 '모든 근로자' 혹은 '일정한 조건이나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뜻한다.

고정성은 지급 여부가 업적,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사전에 미리 확정되어 있어야 함을 뜻한다.

대법원은 이같은 요건에 따라 근속수당 등 '근속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임금'은 기준을 충족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고 근속년수를 채우면 무조건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일률성과 고정성을 충족시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정한 근무일수를 채워야 지급되는 임금은 '추가적인 조건 달성'이 필요한 임금이어서 고정성을 충족시키지 못해 통상임금이 아닌 것으로 봤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상여금의 경우도 명절 상여금 등 조건이 달리지 않은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설-추석 상여금, 하기휴가비, 선물비, 생일자지원금, 개인연금지원금, 단체보험료 등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임금들도 근로와 무관하게 재직만 하고 있으면 지급되는 임금이기 때문에 통상임금으로 보지 않았다.

기술수당, 자격수당, 면허수당 등 기술이나 경력이라는 일정한 조건만 충족시키면 모두 지급되는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간주했다.

근무실적에 좌우되는 성과급의 경우에는 그 조건에 따라 통상임금 포함 여부가 가려졌다.

일반적으로 성과급은 성과가 사전에 확정될 수 없는 조건이어서 고정성을 충족시키지 못해 통상임금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지만 근무실적에서 최하등급을 받더라도 최소한의 일정액이 보장되는 임금은 통상임금으로 판단했다.

또 성과급이라 할지라도 전년도 근무실적에 따라 당해 연도에 성과급의 지급 여부나 지급액을 정하는 경우에는 성과급의 지급액수가 확정됐기 때문에 통상임금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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