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이 지도부 교체 요구한 속내

황우여 대표 보다는 친박 주류 흔들겠다는 의도

- 친박계인 최경환, 윤상현 체제 흔들려는 생각
- 조기 전당대회하고 황우여 대표가 내년 국회의장 나설수도
- 서청원 의원의 행보도 주목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17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승훈 (오마이뉴스 기자)



◇ 정관용> 대선 1주년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인적 쇄신론이 터져 나왔는데요, 오늘 이재오 의원이 세게 발언을 했네요?

◆ 이승훈> 네, 그렇습니다. 새누리당 친이계 중진 이재오 의원은 오늘 오전 당 중진회의에서 작심한 듯 청와대와 당을 향해 쓴 소리를 했습니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1년 동안 이것 하나는 잘했다고 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이냐”라고 반문하면서 “지난 1년을 평가해서 잘못된 것은 고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참모진과 새누리당 지도부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입니다. 정몽준 의원도 한마디 했는데요. 정 의원은 지도부 교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 우리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일정 수준 유지된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정치 불신의 책임을 결국은 정부·여당에 물을 것”이라며 쇄신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 정관용> 이 의원이 인적 쇄신론을 거론한 배경은 뭔가요?

◆ 이승훈> 그동안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끝이 안보이는 극심한 여야 대치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습니다. 당 지도부가 퇴진하고 내년 3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구성해 새로운 당청관계, 새로운 대야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주로 계파에 중립적인 의원들이나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전대 주장이 공감대를 얻고 있었는데요. 이재오 의원이 공개적으로 조기전대 요구를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겉으로는 황우여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긴 했는데요. 실제로는 친박 주류인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체제를 흔들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 이승훈> 우선 황우여 대표의 태도가 변수입니다. 현재 차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황우여 대표가 내년 1월쯤 사퇴의사를 밝힐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인데요.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전망이 나쁘지 않지만 황 대표로서는 가급적 빨리 당 대표에서 물러남으로써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지방선거 책임론을부터 벗어나는 게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물론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 등은 조기 전대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합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재보선에서 여의도로 복귀한 서청원 의원의 행보를 주목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 의원은 최근 “당이 원하면 중역을 맡을 생각이 있다”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지난 재보선에서 서 의원의 공천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서 의원이 당권도전에 나선다면 사실상 청와대와 교감하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조기 전대에 부정적인 친박 핵심들의 태도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 정관용>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이라는 의혹을 받은 채모 군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받았던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조이제 서초구청 국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유는?

◆ 이승훈> 법원은 범죄혐의 소명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시 말해 검찰이 두 사람의 혐의에 대해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조 행정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채 4차례 소환 조사만 벌였습니다. 뒤늦게 영장을 청구하면서 증거인멸 및 입을 맞출 기회만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윗선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정관용> 검찰은 어떤 입장입니까?

◆ 이승훈>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계속 번복되고 있어 제3자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구속 수사가 꼭 필요한데도, 법원이 소명이 덜 됐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청구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조 행정관과 조 국장 및 조 국장의 지시로 가족관계 등록부를 무단 조회한 서초구청 OK민원센터 김모 팀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특히 검찰은 조오영 행정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 3자가 서초구청을 직접 방문해 채모군의 개인정보를 전달하고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한 후 팩스로 조 행정관에게 보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 정관용> 조 행정관의 ‘윗선’ 수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승훈> 사실상 진척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동안 검찰 수사는 조 행정관의 진술에 의존해 왔는데 조 행정관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조 행정관의 입만 바라보다 수사가 미국에 빠진 모양새인데요. 조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윗선’으로 안전행정부 김모 국장이 아닌 제3자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의 처신을 봤을 때 신뢰하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조 행정관의 진술 대신 통신 기록 등 증거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검찰이 윗선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우선 조 행정관의 지시를 받아 서초구청을 직접 방문한 제 3자가 누구인지, 또 이 인사의 윗선이 따로 있는지 등을 우선 밝혀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승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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