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는 아프리카와 중동지역 난민들을 임시로 보호하는 람페두사섬 수용시설에서 옴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강제로 옷을 모두 벗게 하고 호스로 약품을 뿌리는 등의 비인도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이탈리아 TG2 방송 보도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이탈리아 일간 레푸블리카와 영국 BBC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엔리코 레타 총리는 "정부는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로 몰래 찍은 이 영상은 수용된 난민들이 야외의 추운 날씨에도 옴 예방을 위해 살균 스프레이 장치 앞에 강제로 옷을 벗은 채 줄을 서서 기다리고, 한 사람이 그들을 향해 살균 약품을 살포하는 장면이 있다.
이 동영상을 찍은 시리아 출신의 난민은 수용소에서 난민들이 마치 동물처럼 대우받고 있다면서 남자와 여자 모두 며칠 동안 이런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수용시설에 있는 난민은 대부분 에리트레아, 시리아, 가나, 나이지리아, 쿠르드 등에서 지중해를 건너온 사람들이다.
EU도 난민들에 대한 비인도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사실로 드러나면 난민 유입으로 재정적 부담이 큰 이탈리아에 대한 EU 차원의 금전적 보상 중단도 검토하겠다며 견제에 나섰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내무 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람페두사섬 수용시설의 열악한 상태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EU 기준에 맞지 않는 법규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람페두사섬 수용시설 관리책임을 진 코노 갈리포는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난민들이 옷을 벗은 채 줄을 서서 방역을 기다리는 영상은 연출된 것이라며 난민들이 차례를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옷을 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난민 수가 적을 때는 병원에서 조치할 수 있지만, 현재 104명이나 있고 다른 여유 공간도 없는 상태인데다 옴이 전염될 위험이 매우 큰 상태"라며 "전후 맥락을 보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