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개도국 공공의 적 1호는 부패"…전쟁 선포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19일(현지시간) 개발도상국 공직자와 민간 기업가의 부패를 '공공의 적 1호'(Public Enemy No. 1)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이 부패 척결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는 등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김 총재는 이날 워싱턴DC 세계은행 본사에서 열린 청렴결백상 시상식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은행은 절대로 부패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울펀슨 전 세계은행 총재,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위겟 라벨르 국제투명성기구(TI) 회장, 세사르 푸리시마 필리핀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188개 회원국을 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는 통상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어 특정 국가 등의 부패를 거론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사항이다.

전 세계은행 수장으로는 이날 참석한 울펀슨 전 총재가 처음 1996년 부패를 '암'에 비유하면서 이 문제를 이슈화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었다.

김 총재는 부패의 치명적인 악영향을 지적했다.

그는 "부패한 공직자나 부패한 기업가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1달러는 건강보험이 절실한 임산부나 교육을 받아야 할 청소년 또는 수도와 도로, 학교가 필요한 공동체로부터 1달러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까지 절대 빈곤을 해소하고 번영을 공유한다는 세계은행의 목표를 이루려면 이 모든 1달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총재는 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각 개도국 정부 및 사부문과 협력하는 한편 법규, 정부 조달, 공공 부문, 재정 및 국가 관리 부분 등의 전문가를 더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이 추진하는 반부패 노력의 성과도 소개했다.

그는 "남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중요한 전력 프로젝트가 부패로 인해 궤도를 이탈할 위기에 처했을 때 세계은행이 끼어들어 600만달러가 유용되는 것을 막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시민단체 회원 980명을 양성해 2억4천700만달러가 투입되는 281개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감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한 울펀슨 전 총재는 "재임 시절 한 임원에게 왜 부패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되느냐고 물었더니 국장의 절반이 부패 국가의 대표들이라고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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