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현대판 '애니깽'? 실태 어떻길래

"큰 세계서 일하며 영어도 배운다"는 꿈 안고 떠났다가...현실은 '노동 착취' 비일비재

퀸즐랜드 주 경찰이 제공한 김 씨의 사진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남성의 사진. (호주 ABC 뉴스 캡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를 떠난 한국 청년들이 연달아 피살되면서 호주 워홀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이거나, 워홀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은 청운의 꿈에 부푼 호주 예비 워홀러들에게 실태를 전했다.

호주 이민 5년 차인 한 직장인 남성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워크홀의 경우 대부분 근무하는 곳이 로컬이 찾지 않는 3D업종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곳은 거의 예외 없이 소위 우범지역에 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저녁에는 거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호주의 가족 중심 문화를 언급하며 "문화적 차이도 동양권 사람들이 범죄에 취약한 부분에 한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지 사람들은 늦은 밤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결국 밤늦게 일하는 직업이 대부분인 워홀러들이 범죄에 많이 노출된다는 것.

호주의 국토면적이 한국의 40배에 달하기 때문에 완벽한 통제가 쉽지 않으며 아웃백 지역의 경우 실질적으로 치안통제가 불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성은 "향후 워크홀을 준비 혹은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현지 사정과 문화적 차이를 꼭 숙지하시고 오시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날 호주에 1년 간 워홀을 다녀온 한 네티즌도 트위터에 "한국에서 떠날 때는 대부분 돈도 벌고 영어도 배우고 일석이조라는 생각에서 떠난다"면서 "하지만 정말로 자신이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일하고 돈만 벌다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경험담을 남겼다.

또 다른 20대 호주 워홀러는 "호주는 원래 우리 생각보다 백인 우월주의가 팽배한 곳"이라면서 "호주 워홀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어 못하는 경우엔 굉장히 차별당하고 노동을 착취당하거나 임금이 체불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호주 워킹 홀리데이 완전정복, 열정만으로 떠나지 마라'를 집필한 강태호 씨는 CBS라디오 프로그램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워홀의 취지는 일을 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비자"라며 "한국 학생들이 워홀의 정의를 잘못 있어서 유학 대체로 많이 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강 씨는 2년 동안의 호주 워홀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청소일과 공장 등 3D업종에 종사했고, 돈은 벌었지만 영어실력은 늘지 않았다. 10에 8, 9명은 거의 3D 일만 하다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영어실력이 부족한 워홀러들의 경우 최저임금인 16 호주달러도 받지 못하는 현실도 밝혔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퀸즐랜드주 경찰은 19일 오전 브리즈번 남서부 앨지스터의 한 주택 뒷마당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한국인 워홀러 김모(28) 씨로 확인됐음을 밝혔다. 김 씨는 16일 브리즈번 남동부 캐넌힐의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된 상태였다.

2년 가까이 호주에 워홀 비자로 체류해온 김 씨는 내년 1월 귀국을 앞둔 상태였으며 지난 16일 오후 2시(현지시간) 1만 5천 호주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음악가 지망생이었던 김 씨는 브리즈번 인근의 고기공장과 농장 등지에서 일해왔다.

호주 ABC 뉴스에 따르면 20일 오전 경찰 측은 김 씨와 같은 나이의 한국 국적 남성(28)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인 여대생 워홀러 반모(23·여) 씨가 워홀 6주 만에 브리즈번에서 백인 남성에게 살해당해 큰 파장이 일었다. 반 씨 역시 김 씨처럼 3D 직종 중 하나인 도심 청소부로 일했었고, 새벽 청소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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