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지난 4월 시작한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본원통화(monetary base, 시중의 현금과 민간 금융기관이 중앙은행에 맡긴 지급준비금의 합계)가 연간 60조∼70조 엔(611조 원∼713조 원)에 상당하는 속도로 증가하게끔 금융시장을 조절할 것"이라며 국채 매입 등을 통한 시중 자금 공급을 예정한 페이스대로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서는 '물가 2% 상승' 목표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양적·질적 금융 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상하 양 방향의 위험요인을 점검해 필요한 조정을 실시한다"며 금융완화 규모의 축소 또는 확대 여지도 열어뒀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현재 매달 850억 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미국이 완만한 수준의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함에 따라 미국 금융정책의 전환과 관련한 변수가 거의 해소됐다는 판단 아래 금융완화의 규모 및 속도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4월 초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아베 정권이 내세운 '2년 안에 물가 2%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원통화를 2년 안에 2배로 늘리는 내용의 이른바 '양적·질적 금융완화' 방안을 결정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 일본은행은 경기판단과 관련,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를 3개월 연속 유지했다.
또 기업의 체감 경기에 대해 "확산을 수반하면서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고용 및 소득 관련 환경은 직전의 '개선 움직임'에서 '개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장래 경기 전망과 관련, 내년 4월 소비세율 인상(5→8%) 변수가 있지만, 기조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 회의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차세대 총리감'으로 주목받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내각부 정무관이 처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