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윤재필 부장검사)는 일명 '마이킹 대출'로 불리는 유흥업소 특화 대출을 빙자해 수십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조 씨를 23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조 씨의 사기대출을 도운 김 씨와 명의대여자인 바지사장 2명도 재판에 넘겼다.
'마이킹 대출'이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먼저 돈을 빌려준 서류를 담보로 잡고 은행이 업주들에게 대출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 등은 서울 강남 일대 유흥주점들을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전문 모집책을 통해 확보한 22명을 유흥업소 종업원인 것처럼 가장해 이들에 대한 허위선불금 채권을 담보로 제일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29억 9600만원을 대출받은 뒤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 씨는 유흥업소 종업원을 가장한 70명에 대한 허위선불금 채권을 담보로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72억 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유흥주점 영업사장이나 명의대여자인 바지사장이 대출을 받는 것처럼 가장한 뒤 매달 300만원씩을 지급하고, 바지사장은 허위선불금 서류에 기재된 금액의 4~6%를 수수료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모집책 고용한 뒤 명의를 빌려줄 가짜 유흥업소 종업원을 모집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 씨 등은 가로챈 대출금을 유흥주점 인수대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수개월 동안 이자만 지급한 뒤 유흥주점을 폐업해 저축은행의 부실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조 씨는 해당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바지사장을 불러 "사건을 떠안고 가라"로 협박하고, 김 씨 역시 "조 씨의 존재가 드러나면 안 된다"며 바지사장들을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조 씨의 범행가담 사실을 부인하던 바지사장은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조 씨의 범행 가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달아났던 조 씨는 2년 5개월만인 지난달 26일 한 카지노 건물에서 붙잡혔고, 국내로 송환돼 지난 1일 구속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