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러시아에 임시망명 중인 스노든을 모스크바 현지의 모처에서 직접 만나 이틀에 걸쳐 14시간 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24일(현지시간)자에서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바튼 겔맨 기자는 지난 봄 스노든으로부터 NSA 기밀문서를 넘겨받아 보도했던 3명의 언론인 중 한명이다.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개인적 만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난 이미 임무를 완수했다"며 "나는 사회를 바꾸고 싶었던 게 아니라 사회가 스스로 바뀔 것인지 결정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스노든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폭로를 통해 NSA의 실태에 대한 기사를 쓴 순간부터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나는 이미 승리했다"고도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원하는 것은 '완전한 인지'(total awareness)"라며 "이제 남은 질문은 우리가 이를 용납할 것인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부 기밀 폭로가 배신행위이자 비밀서약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스노든은 NSA의 기밀 누설금지 조약에 서명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비밀 엄수에 대한 맹세가 아니라 헌법에 대한 맹세"라면서 자신은 이 맹세를 지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NSA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NSA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NSA만 이를 모를 뿐"이라고 항변했다.
스노든은 러시아나 중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내가 러시아나 중국 등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 충성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러시아 정부와 아무런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겔맨 기자는 스노든이 편안하면서도 활기찬 모습이었으며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고, 인터뷰 도중 햄버거와 파스타, 아이스크림, 패스트리 등으로 배를 채웠다고 소개했다.
NSA가 대대적인 통신망 도·감청을 통해 미국과 서방 협력국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스노든은 무려 170만건에 달하는 기밀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되면 장기 복역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러시아에 임시망명 중이다.
백악관은 스노든의 이번 인터뷰에 대해 별도의 공식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스노든은 중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조속히 미국으로 돌아와서 형사법에 따른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