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어때] '저스틴' 내일의 꿈은 오늘을 사는 힘

'시키는대로제국'에서 시키지 않은 꿈꾸는 소년의 모험담…생동감 넘치는 인물·배경 눈길

"분노로 상대를 해하지 말고 기사로서 선과 정의를 행하라."
 
아무도 꿈을 가질 수 없는 '시키는 대로 제국'에 사는 저스틴은 변호사가 되라는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전설의 기사로 이름난 할아버지처럼 정의로운 기사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이다.
 
어느 날 저스틴은 제국의 반역자인 기사 헤라클리오가 할아버지를 죽이고 전설의 검을 훔쳐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검을 되찾고자 집을 떠나 모험에 나선다.


저스틴은 두 개의 인격을 지닌 마법사 멜섭이데스의 도움으로 꽃할배 기사단을 만나 훈련을 받으면서 헤라클리오와의 일전을 준비한다.
 
기사가 되기를 꿈꾸는 한 소년의 좌충우돌 모험을 그린 작품 '저스틴'은 등장인물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신경쓴 선명한 화질의 3D 애니메이션이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나타내는 입체적인 표정까지 더해지면서 극중 캐릭터들은 특별한 생동감을 자랑한다.
 
저스틴은 예능과 드라마로 맹활약 중인,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과 꽃할배 4인방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목소리 연기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박형식은 전설의 기사가 되기를 꿈꾸는 주인공 저스틴 역으로 첫 더빙 연기에 임했다.

평균 나이 76세인 꽃할배 4인방도 이순재가 '용기의 기사' 순블루처, 신구가 '발명의 기사' 구야울리오, 박근형이 '지혜의 기사' 레그녕티르, 백일섭이 '알쏭달쏭 마법사' 멜섭이데스라는 색다른 캐릭터들의 목소리를 각각 맡았는데, 이순재를 제외한 모두가 첫 도전이었다.
 
박형식과 꽃할배 4인방은 마치 각자 맡은 극중 캐릭터가 이들을 모델로 그려졌다고 생각될 정도로 수준급의 더빙 실력을 보여 주는데, 정교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극에 남다른 활력을 불어넣는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들이 활약을 펼치는 공간은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작품의 재미와 직결되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저스틴의 배경인 시키는 대로 제국의 독특한 설정은 충분히 흥미롭다.
 
시키는 대로 제국은 원래 용감한 기사들의 고향이었다. 하지만 기사들이 제국에서 쫓겨나면서 현재는 법을 만드는 변호사가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날마다 온갖 법들이 새로 생겨나고, 오직 법대로만 살아가야 하는 탓에 양보와 배려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복잡한 법과 절차가 지배하는 세상이 바로 시키는 대로 제국이다.
 
정의가 자취를 감추고, 꿈꾸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에서 기사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저스틴. 그런 소년의 모험이 시키는 대로 제국이라는 배경 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러한 제국의 특징을 세밀한 그림체로 표현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점도 눈길을 끈다.

변호사들이 활동하는 건물들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특징을 차용해 다소 정적이고 딱딱해 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관련 캐릭터들 역시 회색 톤으로 표현하는 등 단조로운 이미지로 나타냈다.

반면 기사들이 활동하는 공간은 형태와 색감을 다양하게 활용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을 사는 힘이 된다. 그러한 꿈의 의미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용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는 작품, 애니메이션 저스틴이다.
 
전체관람가, 96분 상영,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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