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째 파업을 이어가는 철도노조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중 박 수석부위원장 등이 지난 24일 밤 11시에 차량 1대를 이용해 조계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수배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박 수석부위원장 외에 조합원이 몇 명 있는지 등은 밝히기 어렵다"며 "현재 지도부는 모두 건재하며 연락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미리 조계사의 허락을 받거나 의견을 구하고 들어가지 않았다"며 "조계사 측이 오늘 종단회의를 통해 이들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자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민주노총마저도 사상 처음으로 경찰이 침탈한 상황"이라며 "철도노조의 정당한 투쟁과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여론을 고려해 조계사에 머무를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만약 조계사에서 이들을 받아들일 경우 "조계사에 머물며 철도파업을 계속 지휘할 것"이라며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 나올 계획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가 체포될 경우에도 "위원장 유고시 부위원장, 위원장 지명자 순으로 위원장직을 대행하도록 규약에 마련됐다"며 "2차, 3차 지도부를 꾸려서라도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레일 측과의 접촉에 대해서는 "비공식 교섭도 없었다"며 이날 오전 수서지구에 방문한 코레일 최연혜 사장에 대해 "파업사태 해결에 집중하고 교섭장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경찰은 박 수석부위원장 등 조합원 4명이 조계사 극락전에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주변에서 검문검색 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