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기독교인은 급진 이슬람주의 반군들의 공격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다마스쿠스 성십자가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주민은 25일(현지시간) APTN과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 때문에 성탄예배는 신자들로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혹시 모를 박격포 공격을 우려해 성탄예배 시간도 성탄전야 자정에서 오후로 앞당겼다.
기독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5~10% 정도인 시리아에서는 내전 발발 전에는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이 화려했으나 올해 성탄절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AP통신과 AFP 통신 등 외신들은 다마스쿠스에 기독교인이 모여 사는 지역인 카사, 가사니 등지의 성탄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달랐다고 전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예수 탄생을 그린 성탄 그림 대신 내전으로 숨진 주민들과 군인, 성직자, 난민 등의 사진을 한 곳에 모아뒀다.
예수가 썼던 말인 '아람어'를 지금도 사용하는 다마스쿠스 인근 기독교 마을인 말룰라의 주민들은 고향에서 쫓겨난 첫 성탄절을 맞았다.
알카에다와 연계한 반군인 알누스라전선 등은 지난 9월 나흘간 격전 끝에 정부군을 퇴각시키고 말룰라를 장악했다.
다마스쿠스 북동쪽으로 56㎞ 거리의 산악지대에 있는 말룰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아람어의 서부 방언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며 기독교 성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알누스라전선은 말룰라를 장악하고서 기독교인들에게 이슬람교 개종을 강요하자 기독교도 주민들은 다마스쿠스로 피신했다.
말룰라 주민 흐네이네 탈라브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은 말랄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알누스라전선이 개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들과 형제, 조카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줄리아나는 "말룰라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친구와 친척들이 모여 자정에 예배를 드리며 행복해했다"며 "올해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말구유도 없다. 우리는 이제 난민이 됐다"고 슬퍼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의 거점인 알레포에 전날까지 열흘 째 '통폭탄'(barrel bombs) 공격을 퍼부어 어린이 108명과 여성 34명 등 379명이 숨졌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는 정부군이 알레포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네바-2 회담'에 불참하겠다고 밝혔고 미국도 알레포 공습을 비난했다.
시리아 국영 뉴스통신사인 사나(SANA)는 테러리스트(반군)가 다마스쿠스를 박격포로 공격해 4명이 숨졌다며 "미국은 한쪽으로만 보는 해적"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