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삼 에이사 제3부총리 겸 고등교육장관은 이날 장시간 내각 회의 후 정부 성명을 통해 "정부가 무슬림형제단과 관련 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에이사 제3부총리는 테러조직 선포가 무슬림형제단에 소속하거나 자금을 대고, 그 활동을 조장하는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지난 7월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최대 지지 기반으로, 그간 거의 매일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이번 조치로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간 충돌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이사는 무슬림형제단 테러조직 선포는 전날 나일 델타 다카리야주 주도 만수라에 있는 경찰본부 청사를 노린 폭탄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하젬 엘베블라위 이집트 총리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에이사는 "이집트 전역이 무슬림형제단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행위로 떨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슬림형제단이 만수라 폭탄공격에 연루됐다는 증거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무슬림형제단은 만수라 테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한 가운데,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이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정치기구인 자유정의당의 이브라힘 엘사예드는 AP통신에 "우리는 정부의 계속되는 억압 속에서도 존재해 왔다"며 "이번 조치가 우리의 행동과 신념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아흐메드 엘보라이 이집트 사회연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테러조직 선포가 시위를 포함해 무슬림형제단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보라이 장관은 앞으로 이집트 군경이 '학생 보호 차원에서' 대학에 진입해 시위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