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5일(현지시간) 알렉산더 론도스 특사를 남수단 현장으로 급파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수단에서 남수단 주변국들과 함께 정부군과 반군의 협상을 중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인접국인 에티오피아의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총리와 케냐의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 역시 26일 오전 남수단 수도 주바로 와 중재를 돕기로 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24일 정부 측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반군 측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폭력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도널드 부스 특사를 현지로 파견했다.
미국 연방 상·하원의 일부 의원들 역시 키르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어떤 정치 지도자든 군사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장악, 유지하려 한다면 향후 미국과의 대화와 미국의 원조를 어렵게 할 것"이라며 사실상 실력행사에 나섰다.
유엔은 24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남수단 평화유지군을 두 배로 증원하기로 만장일치로 정했다. 이에 따라 남수단 평화유지군은 1만2천500명이 된다. 이들은 민간인 보호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남수단 주재 유엔 경찰병력 역시 900명에서 1천323명으로 늘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탄절 라디오 방송에서 "남수단에서 유엔군을 강화해 폭력을 멈추고 남수단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외교적 해결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반군 측 마차르 전 부통령이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구금된 동료 정치인들의 석방 등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부 측 키르 대통령은 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상태다.
남수단 사태는 지난 15일 정부군과 반군이 주바에서 교전을 벌이며 시작돼 부족 간 유혈사태로 비화했다. 키르 대통령은 남수단 최대 부족 딘카족이고, 마차르 전 부통령은 두 번째로 큰 부족 누에르족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수천 명의 무고한 남수단 국민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기지로 대피한 난민도 4만5천여명에 달한다. 양측은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교전을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