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은신 노조원 신변 보장, 중재나서겠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 조계종 방문, 박태만 수석부위원장과 면담 가져

왼쪽부터 박태만 철도노조 부위원장과 도법 스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윤성호 기자)
철도 파업 18일째인 26일 코레일 최연혜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서 만나 면담을 가졌다.


수배 중인 박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한 노조원 4명은 이날로 사흘째 조계사에 피신중이다.

최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조계사를 방문, 박 수석부위원장 및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스님과 면담을 가졌다. 코레일은 이날 승무원과 기관사 660명을 대체인력으로 채용하겠다고 정식 공고를 낸 상태다.

화쟁위원회는 면담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조계종은 이날 긴급 임시회의를 열어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노사 양측이 대화의 장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도법스님은 "양 당사자의 문제를 국민적 관점에서 살펴봐서 바람직한 방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화쟁위원회의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계종은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호하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조계종은 또 "철도노조원 피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조속한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며 "화쟁위원회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종교시설인 조계사에서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내놓은 만큼, 경찰이 지난 22일 민주노총 건물에서처럼 강제 진입해 지도부를 검거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쯤에는 천호선 대표 등 정의당 관계자들이 조계사를 찾아 박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들과 면담을 갖고 노사정 대화와 타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도 조계사를 방문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오늘 조계사에 온 이유는 철도파업이 정당하다는 것과 철도노동자가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과 한목소리 내고 있다는 걸 함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찰이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이날 새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각됐다.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아까 얘기한대로 검찰에서 또 구속여부 등을 만지작거리는 것 같다"면서 "민주노총을 중무장한 수괴처럼 대하며 작전을 하는 국가는 올바르다고 볼 수가 없다"는 말로 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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