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6일 김민석 대변인 명의의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2002년 발생한 군 사망사고 재조사(2003년) 과정에서 군 조사관이 유가족에게 성적유혹 문자를 발송하여 군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아 온 유가족께도 깊은 송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지난 10월 14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위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당시 사망사건을 담당했던 조사관이 부인해옴에 따라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뒤늦은 사실확인의 이유를 설명했다.
군 조사관의 성희롱 문자가 공개된 것은 2달이 훨씬 지난 10월 14일 국정감사장이었다.
당시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문자에는 "때론 친구, 때론 애인으로 만나고 싶어. 무덤까지 비밀로 지키기로. 뽀(뽀)도 하고 싶은데 어쩌지" , "좀 전 문자 왜 답 안해. 빨리 답해. 때론 애인처럼 뽀(뽀)하구 싶은데 어쩌지. 뒷끝없이 화끈하게", "뭘 생각해 본다는 거야. 결정하면 되지. 쫀쫀하긴. 죽으면 썩을 몸, 즐겁게 사시오. 후회말구"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국방부는 그러나 당시 제대로된 수사도 진행하지 않은채 "김광진 의원의 질의를 통해 제시한 민원인의 주장에 대해 일부 확인한 결과, 당시 조사관들은 민원인에게 해당 문자를 보낸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사실 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어 개인과 부대의 명예가 지켜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며 사실상 조사관의 입장만 대변했다.
그러다 지난 24일 해당 조사관이 유족에게 사실을 시인하는 내용의 통화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뒤늦게 '본인이 당시 유가족의 어머니에게 성적유혹 문자를 발송한 바 있다'고 군 수사당국에 시인했고, 국부는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것.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된 내용 외에 김 의원 측에서 아무런 증거자료 등이 전달되지 않았고 유족 측도 군 수사에 응하지 않아 사실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부러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양측의 주장 외에도 다양한 수사기법을 통해 충분히 사실확인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군이 그동안 사실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