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현재 계룡건설이 사용 중인 대전지사 건물 7~12층을 계룡건설 이전 이후 리모델링해 매장으로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이곳에 위치한 장외발매장 하루 입장객은 현재 3,300여 명에서 7,600여 명 수준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권장외발매장은 이른바 '화상경마장'으로, 주차난 등 교통·환경문제, 유해환경 노출 등의 이유로 주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온 곳이다.
지난해에도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마권장외발매장 이전·폐쇄를 위한 대책위가 구성되고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 등이 개최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대전시와 서구의 움직임은 소극적인 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사회가 마권장외발매장의 규모를 오히려 '확장'하기로 하자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26일 성명을 통해 장외발매장 확장 계획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이전·폐쇄 운동을 다시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대전시와 서구청은 권한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지만 마권장외발매장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각종 피해와 불편을 해소해주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자 의무"라며 "마사회를 통해 들어오는 막대한 세수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전문학 서구의원 역시 "지역과 주민의 희생이 더 커질 것"이라며 "대전시와 서구는 장외발매장 확장을 적극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은 "우리나라 경마산업은 장외발매소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아 여가 및 레저라는 순기능보다 도박에만 몰입하는 환경을 부추기고 있다"며 도심지 장외발매장 설치를 불허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