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정부 "예정대로 총선치른다"…총선연기 요구 일축

반정부 시위 다시 폭력화…1명 사망·100명 부상

태국 정부는 야권과 선관위원회의 총선 연기 요구 및 권고를 일축하고 예정대로 내년 2월 2일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퐁텝 텝깐자나 부총리는 26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선거 일정의 연기는 또 다른 폭력사태를 초래할 것"이라며 "헌법에 따라 의회 해산 60일 이내에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잉락 친나왓 총리는 지난 9일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2월 2일)을 선언한 바 있다.


부총리가 나서 총선 일정의 연기를 거부한 것은 조기총선을 놓고 시위대와 경찰 간 폭력사태가 재발, 경찰 1명이 숨지고 양측을 합쳐 100명 가까이 다치는 등 정국 불안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 방콕 시내에서 연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폭력 사태가 빚어진 것은 2주 만에 처음이다.

시위대는 총선에 참여하려는 입후보자들이 후보등록을 위해 모여 있던 한 종합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경기장 진입을 통제하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저지선을 뚫으려 했고, 이에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시위대의 경기장 진입을 저지했다.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경찰 2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중 10명은 상태가 위중하다. 또 경찰 1명은 가슴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긴급구조대 관계자는 양측 합쳐서 100명 가까이 다쳤다고 말했다.

잉락 총리를 퇴진시킨 뒤 선거 없이 각계 대표 400명으로 이루어진 '국민회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시위대는 이날 잉락 총리의 친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두바이에 체류하며 잉락을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등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2008년 해외로 도망친 탁신 전 총리가 내년 2월 조기총선을 통해 다시 권력을 잡게 될 것이라며 총선을 반드시 저지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서 폭력사태가 재발하자 선거관리위는 정부와 반대세력 간에 평화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내년 2월 총선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프라윗 라타나피엔 선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헌법에 따라 자유롭고 평화로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국가반부패위원회(NACC)는 이날 상원 구성의 개정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법안(案)과 관련, 상하 양원 의장 모두를 권력남용 혐의로 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NACC는 잉락 총리를 포함한 381명의 정치인을 같은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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