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 주요 병원의 영안실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26일 "국제적십자가 최소 12구의 시신을 가져 왔으며, 칼에 맞거나 총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도 46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의사회'(MSF) 관계자도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25일부터 부상당한 사람이 36명이나 됐는데 희생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중앙아프리카의 유혈사태가 한층 치열해지면서 공포에 질린 수천 명의 주민들은 프랑스군과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MISCA)이 주둔해 있는 공항의 방공호로 대피했다.
프랑스는 약 600명의 병력이 공항과 인근 지역을 순찰토록 하고, 장갑차를 급파하는 등 수도 방기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앞서 지난 23일엔 방기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MISCA 주둔을 반대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MISCA 소속 차드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차드 군인들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청년 1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부상했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내전은 종교 갈등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3월 셀레카 반군은 방기를 점령하고 기독교계 정권을 축출한 데 이어 기독교인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이에 주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독교계도 민병대를 조직해 저항에 나섰고, 이에 반군이 다시 보복하는 등 유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이어지자 결국 아프리카연합,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개입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