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물품도 후원해주세요"…김치 후원 일색에 복지시설 '난색'

"마음은 감사한데 너무 김치만 들어오니까···"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노컷뉴스/자료사진)
대전의 한 복지시설에는 연말을 맞아 각종 물품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들어오는 물품 가운데 80% 이상이 김장김치.

최근에도 기업과 기관에서 각 100포기씩 김치 200포기를 받았고 후원을 하겠다며 걸려오는 전화도 거의 김치 일색이다.

반면 정작 필요한 난방에 필요한 가전제품과 생필품 등의 후원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충남의 한 보육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보다 30%가량 김치 기부로 더는 들여놓을 곳이 없다는 게 보육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겨울 연말을 맞아 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에 대한 후원 물품으로 예년보다 많은 김치가 쇄도하면서 각 복지시설에 김치만 가득 쌓이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배춧값 하락으로 올해 기관 등 지역 단체들이 예년보다 많은 김치 나누기 행사를 진행하면서 후원물품이 김치 일색이 되고 있고 정작 필요한 다른 후원물품은 되레 줄어드는 반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역 각 복지시설에 김치 기부가 늘어난 데는 배춧값 하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례없는 배추 풍년에 공급과잉 현상마저 빚어졌고 농민들을 위해 곳곳에서 배추 사주기 운동이 벌어졌다.

싼값에 배추를 사들인 각 기관과 기업들이 홍보 효과 등을 노려 앞다퉈 김장 담그기 행사를 개최했고 이를 시설에 대거 후원하면서 김치 일색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가을 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12.5% 늘었고 수급안정 대책에도 가격은 평년보다 10% 이상 떨어졌다.

복지시설 관계자는 "도와주시는 마음은 감사한데 예년에 비해 유독 김치가 많이 들어온다"며 "후원해 주시는 분들이 다른 물품 지원도 검토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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