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한 이웃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신문은 중국이 최근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한·미·일 3국이 안보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특히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야스쿠니 참배가 이런 분위기를 망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 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공군기지) 이전 승인으로 미·일간 군사동맹이 한층 강해질 수 있게 됐지만 이번 참배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발'(provocation)로, 아베 총리의 국제적 입지와 일본의 안보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어 야스쿠니 신사는 고위급 전범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한 곳이라고 소개한 뒤 "미국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 반대하는 이웃국가들의 요구에 귀기울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야스쿠니 신사는 경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후 일본 지도자들이 침략 사실은 물론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전쟁범죄에 대해 완전히 책임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또 최근 중국과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을 감안하면 아베 총리가 군국화를 추진하는 것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이런 정책을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제국주의 향수로 연결시키면서 스스로 명분을 훼손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기회로 삼고, 한국도 한·일 정상회담 개최나 양국관계 개선 조치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신문은 일각에서 아베 총리가 군국화에 반대하는 국내 여론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일본을 역내에서 고립시키고 미국과의 협력을 어렵게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