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音大 '그때 그사람' 공채 논란

"지난번 문제됐던 A 씨 이번에도 유력 내정자로 거론돼"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지난 8월 담합 의혹이 제기돼 성악과 교수 공채를 철회했던 서울대학교가 당시 적격성 논란이 불거진 후보를 놓고 또다시 '밀어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제기된 의혹과 절차상 문제에 대한 아무런 보완책 없이 그대로 공채를 진행하면서 성악계의 비판을 사고 있는 것.

특히 지난번 학위 논란을 일으키며 단독 후보로 올랐던 A 씨가 이번 공채 진행 중에도 또다시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서울대 교무처에 따르면, 이번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공채 1차 서류심사에서 테너는 3명, 베이스는 2명이 각각 2차 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오는 31일에는 2차 실기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통과된 테너 합격자 중에는 올해 초 학위 논란과 특정후보 밀어주기 담합 의혹 당사자인 A 씨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대 음악대학 측은 1단계에서 임용 예정 인원이 1명인 경우 3배수를 올리게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A씨를 단독 후보로 올렸다.

또 필수 제출 서류 중 하나인 졸업장조차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적격 판정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류상 적격을 받아야 했던 나머지 지원자들은 오히려 무더기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음악대학 측은 성악학계의 관례를 깨고 정규 4년제 대학교 졸업장이 아닌 아카데미 수료증을 박사에 준하는 학위로 인정, 학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음악학계 원로와 현직 교수 150여 명은 "미국 아카데미 수료증을 학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울대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서울대학교 측은 내부 조사에 들어갔고, 결국 A 씨가 서울대학교 교수 공채 지원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공채를 철회했다.

언론중재위원회도 지난 26일 단독 후보 A씨의 교수임용이 철회된 데 대해 "당사자가 교수 임용 자격규정 및 공고에서 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음악대학 측이 연내 교수임용 공채를 강행한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교수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교수로 채용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내년이 되면 자신들의 편에 섰던 교수들이 퇴직해 수적으로 불리해지므로, 올해 교수 임용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것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서울대 한 관계자는 "이번에 안 뽑으면 내년에는 이번 교수 공채를 강행하려는 교수들이 자신들의 마음대로 교수 공채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 성악계 교수들도 "정년이 보장되는 만큼, 신규 교수 채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악계 한 관계자는 "정년이 보장되는 서울대 성악과 교수를 급하게 뽑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검증을 거쳐 훌륭한 교수를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교무처 측은 음악대학에서 교수 공채 관련 서류들이 넘어오는 대로 문제 소지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교무처 한 관계자는 "임용 후보자를 선정해 관련 서류를 보내기까진 음악대학에서 책임지고 할 일"이라며 "서류들이 넘어오면 논란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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