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지 코르노비치 폴란드 작곡가협회장은 오랫동안 지병을 앓아온 킬라르가 고향인 폴란드 남부 카토비체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킬라르는 교향곡과 협주곡을 작곡하는 데 매진하면서도 '피아니스트',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여인의 초상' 등 적잖은 영화 주제곡을 만들었다.
폴란드 민속음악과 종교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그는 어린 시절 복사(服事. 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소년)로서 라틴어까지 공부했다.
그런 그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분야는 영화음악이었고, 그 가운데서도 1992년 코폴라 감독의 공포 영화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주제곡이었다. 이 곡은 그해 미국 작곡가·작가·출판가협회가 주는 최고작곡가상(賞)을 그에게 안겼다.
이를 계기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여인의 초상(The Portrait of A Lady)에 참여하는 등 유명 감독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아 130편이 넘은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고인은 평소 영화음악을 만드는 세 가지 기준으로 '영화감독의 지명도와 보수, 대본'을 꼽았다.
코르노비치 작곡가협회장은 "킬라르의 고귀한 인성과 함께 그의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와 힘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라고 애도했다.
킬라르와 함께 활동한 카지미에시 쿠츠 영화감독은 "킬라르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기쁨 그 자체였다. 내 영화를 본 후 내 기대를 넘어서는 멋진 곡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부인 바버라는 지난 2007년 숨을 거뒀으며, 슬하에 자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