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언론 뉴질랜드인 인종주의적 보도 논란

호주의 일부 신문들이 뉴질랜드인들을 수당 생활자, 뒷문 이주자 등으로 묘사하는 기사를 실어 호주 내 뉴질랜드 인권단체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을 일으킨 매체들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발행되는 쿠리어 메일과 노던 테리토리 뉴스 등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 코퍼레이션 계열사 신문들이다.

31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호주 내 뉴질랜드인 권익 보호단체인 '오즈키위'는 지난 28일 쿠리어 메일 등 뉴스 코퍼레이션 계열사 신문들이 "뉴질랜드 부랑자들이 몰려오고 있다"거나 '뒷문 이주'라는 표현을 쓴 기사를 실은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즈키위의 데이비드 포크너는 기사가 신빙성이 부족한 통계자료를 인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뉴질랜드인들, 그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출신과 태평양 섬나라 출신들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인종차별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분명히 법에 어긋나는 인종차별적 욕설로 인종차별금지법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통계자료 등을 바탕으로 인종차별적 기사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오즈키위는 뉴스 코퍼레이션에 보낼 항의서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일 뉴스 코퍼레이션이 기사 철회와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디어 재벌을 상대로 대규모 집단소송을 벌이기 위한 서명도 벌써 1천여 명으로부터 받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 코퍼레이션이 뉴질랜드인들을 수당 생활자라고 표현하거나 이주자들이 호주에 뒷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도구로 뉴질랜드 시민권을 사용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통계자료는 그와 정반대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7월 기준 뉴질랜드 출생자들의 실업률은 4.8%로 호주 출생자들의 4.9%보다 오히려 낮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질랜드 출생자들의 노동력 참여율도 78.2%로 호주 출생자들의 68%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정부 통계자료에는 나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잘못된 사실을 전파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특히 쿠리어 메일은 수만명의 태평양 섬나라 출신과 아시아 출신들이 호주의 까다로운 이주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뉴질랜드를 뒷문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머레이 맥컬리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호주에 거주하는 일부 뉴질랜드인들이 당면한 문제를 정부에서도 알고 있다며 "호주로 이주하려는 뉴질랜드인들은 자신들의 권리 등에 대해 미리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인들은 현재 호주에서 살거나 일을 하거나 공부하기 위해 입국하는 것이 어떤 외국인들보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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