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주개방에 루마니아·불가리아 '들썩'

이주제한 해제로 새해 첫날부터 서유럽행 급증 조짐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 대한 유럽연합(EU) 이주 개방 조치로 새해 벽두부터 두 나라발 서유럽행 이주민 이동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에서는 EU 가입 후 6년간 적용된 이주제한 해제로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행 1월 항공권과 장거리 버스 좌석이 동나는 등 이주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1월 초 루마니아발 영국행 항공권은 대부분 팔렸으며, 늘어난 수요 때문에 런던행 편도 저가 항공권 가격도 3천 파운드(약 518만원)까지 치솟았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 출발하는 서유럽행 국제선 버스 좌석도 9일까지 매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 저가항공사인 위즈에어는 새해부터 여행 열기가 고조됨에 따라 긴급히 항공편을 2배로 늘렸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티시항공도 1월 5,6일 소피아발 런던행 항공편 좌석이 모두 팔린 상태라고 밝혔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거주하는 니콜레타 시미온(42) 씨는 올해 두 달 정도 런던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혼 후 13살짜리 딸과 함께 수도가 끊긴 집에 살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금은 한 달 8파운드 수입이 전부지만 런던에서 식당일을 하면 한 달에 1천 파운드는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유럽 선진국들은 이주 제한 해제로 두 나라에서 들어오는 이주민이 급증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등 주민에게도 자국 여권을 쉽게 내주는 것으로 나타나 이주민 유입이 주변 비(非) EU 국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됐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에 따라 이주민 복지혜택 축소 등 규제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이민대책 운동단체 마이그레이션 워치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에서만 매년 5만명의 이주민이 영국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동유럽 주민에게 서유럽 선진국은 자국보다 3~5배 많은 소득이 보장되고 발전된 복지혜택도 누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유럽 이주민의 유입이 서유럽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반론도 맞서고 있다.

콜린 스탠브리지 런던 상공회의소 회장은 "맹목적인 이주민 규제론은 경제효과를 간과하고 있다"며 "전문지식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이주민의 유입은 경제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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