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데이비드 필링 아시아 담당 편집장은 1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총리가 사과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야스쿠니를 피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국 등 주변국의 거센 반발을 사자 일본 내에서도 대체 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필링 편집장은 2차대전 때 국외에서 사망한 무명 군인과 민간인의 유골이 안치된 도쿄 치도리카후치(千鳥ケ淵) 전몰자 묘원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그는 "총리들이 야스쿠니 대신 치도리카후치 묘원을 방문하는 것은 한국과 중국을 달래기는 불충분하겠지만, 최소한 일종의 진정성은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류샤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침략의 과거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태도는 세계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며 아베 총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주북한 대사를 지낸 류 대사는 특히 야스쿠니 신사를 둘러싼 일본의 행태를 소설 '해리포터'시리즈에 등장하는 마왕 '볼드모트' 캐릭터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나누어 놓은 7개의 물건, 즉 '호크룩스'가 파괴돼 죽는다며 "군국주의가 일본에 유령처럼 출몰하는 볼드모트라면 야스쿠니 신사는 영혼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대표하는 일종의 호크룩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일본을 위험한 길로 이끌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경계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