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는 쿠데타정부"…故이남종 씨 유서 공개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대국민 촉구

고 이남종 씨가 분신 전 남긴 자필 유서 원문
지난달 31일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 자살한 고 이남종(41) 씨가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민주투사 고 이남종 열사 시민 장례위원회'는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서 이 씨의 유서와 유품을 공개했다.

장례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 씨는 어머니와 형, 가족 동생 등 일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와 함께 국민들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고 이남종 씨가 남긴 유서 원문
이 씨는 자신의 수첩에 최근 대학가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와 유사한 형식으로 두 페이지에 걸쳐 유서를 작성해 박근혜 정부를 '쿠데타 정부'로 규정하며 국민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앞서 이 씨는 지난 31일 오후 5시 35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1일 오전 7시 55분쯤 결국 숨졌다.

이 씨는 분신 직전 쇠사슬로 손을 묶고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 2개를 고가 밑에 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 씨의 시신은 오는 4일 영결식 뒤 고향인 광주로 옮겨질 망월동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아래는 이 씨가 남긴 유서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총칼 없이 이룬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까.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모든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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