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아들 연루 '2차 비리수사' 파문 확산

터키가 사상 최대 '비리 스캔들'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총리 아들이 연루된 '2차 비리 수사' 파문도 확산하고 있다.

2차 비리 수사의 용의자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사업가 야신 알카디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아들이 만난 장면이 찍힌 사진이 보도되자 야당이 공세를 강화했다.

터키 도안뉴스통신 등은 2일(현지시간) 공화인민당(CHP)의 우우르 바이락투탄 의원이 에르도안 총리의 아들 빌랄 에르도안과 야신 알카디가 만났다는 보도에 입장을 밝히라는 탄원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락투탄 의원은 또 총리에게 터키 입국이 금지된 알카디가 총리 경호실의 도움으로 터키에 입국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의 거부인 알카디는 알카에다를 지원한 의혹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그의 자산을 동결한 바 있으며 터키도 알카디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터키 일간지 타라프 등은 최근 알카디가 2012년에 4차례 터키에 입국할 당시 총리 경호실의 도움으로 입국수속을 받지 않았으며 다른 사우디 사업가의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알카디가 이스탄불의 한 호텔 로비에서 빌랄 에르도안과 만나 문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찍은 사진들도 보도됐다.

알카디는 외압설 논란을 빚은 2차 비리 수사에서 뇌물과 불법자금세탁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수사는 지난달 17일 장관 3명의 아들과 국책은행장 등을 검거한 비리사건 수사보다 파장이 큰 사건으로 이 수사를 맡았던 무암메르 악카시 검사는 최근 경찰이 체포명령을 불복했다며 외압설을 제기했다.

일간지 자만은 이날 이스탄불지방법원이 발부한 2차 비리 수사의 용의자 41명의 체포영장이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검찰의 비리 수사를 국가 내부의 '불법 갱단'이 터키를 음해하려는 '더러운 작전'이라고 비난하고 이스탄불경찰청장 등 경찰 간부를 대거 인사조치한 바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외세가 개입했다는 음모론과 함께 "비리 수사를 위장한 암살 시도"라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정치비평가 메흐메트 알탄 박사는 자만과 인터뷰에서 "정부가 비리 수사를 방해하려는 이유가 명백해지고 있다"며 "(경찰이) 2차 수사의 검거 대상을 법원의 영장 발부에도 체포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스탄불법원은 전날 1차 수사로 구속된 전 내무부 장관의 아들과 국책은행인 할크방크 행장 등 10명이 제기한 석방 신청을 기각했다.

이처럼 정국 혼란이 가중된 데다 정부가 소비세를 전격 인상한 여파로 금융시장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2.17리라로 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이스탄불증시의 대표 지수인 BIST100은 1.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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