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경찰, 시위대에 발포해 3명 사망…혼돈 심화

한국대사관, 캄보디아 당국에 한국 진출업체 안전보장 요청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일 경찰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발포, 최소한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던 통합 야당은 공수부대의 시위대 해산에 반발, 집권당과의 대화를 취소하는 등 정국 혼돈이 심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 언론은 경찰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프놈펜 남부 풀 센체이 지역의 한 공단 주변도로를 점거한 채 봉제업체 시위대 수백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총격으로 적어도 노조원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상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 현장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노조원 3명이 숨진 것을 직접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주변 지역에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했다는 경찰 측의 상황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과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가 강제 해산에 나선 진압 경찰에 쇠 파이프 등을 휘두르고 돌과 화염병을 투척하며 강력히 저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가 격화하자 AK-47 소총으로 실탄 사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위대의 도로를 점거를 방치할 수 없어 강력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캄보디아 노동부와 야당 등에 공문을 보내 최근 연일 계속되는 시위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 진출업체 시설과 종업원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40∼50개의 한국 봉제업체들이 진출해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업체 근로자들은 파업 시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의 발포가 일어난 프놈펜 남부공단에서는 전날 밤에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여 경찰에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봉제업체 노조 관계자는 당시 200여명의 보안군이 진압봉과 소총을 휘둘러 약 10명이 부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봉제업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을 현행 80 달러에서 월 160달러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며 구랍 25일 이후 지금까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 근로자는 특히 임금인상 요구를 지지하는 통합 야당 캄보디아구국당(CNRP)의 반정부 시위에 가세, 훈센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캄보디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삼랭시가 이끄는 CNRP는 지난해 7월 총선 당시 125만명의 유권자 명단이 선거인 명부에서 사라지는 등 대규모 부정선거가 자행됐다며 총선 재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