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폭력속 반쪽 총선…여당 승리 '확정'(종합)

방글라데시 당국은 5일 야권 불참에도 예정대로 총선을 개시했다.

방글라데시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11시) 총 300개 선거구 가운데 야권의 불참으로 여당인 아와미연맹이나 친여정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된 153개 선거구를 제외한 147개 선거구에서 투표를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전체 9천200만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4천390만여명이 147개 선거구에서 여당인 아와미연맹 및 친여정당 12개 정당의 후보 390명을 대상으로 주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총선을 하루 앞둔 4일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 주도의 야당연합이 48시간 총파업을 개시함으로써 투표율은 부정선거 논란이 인 1996년 총선 때의 26%보다 훨씬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야당연합의 총파업 개시 후 야권 활동가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선거관리요원 1명을 살해하고 100여개 투표소 건물에 불을 질렀다. 이에 따라 선거당국은 100여개 투표소의 투표를 연기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이날 투표가 개시됐음에도 대부분의 투표소에선 한산한 모습이 연출됐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여당의 승리로 귀결되겠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야권 측의 반발은 총선 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평균 6%가량의 성장률을 달성한 방글라데시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연합은 작년 10월 말 총선 공정성 보장을 위해 중립적 인사로써 과도정부를 수립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집회를 개시했다. 하지만 요구사항이 끝내 거부되자 총선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야권 지지자와 여당 지지자 및 경찰 간에 발생한 충돌로 지금까지 15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방글라데시에선 작년 한해동안 전범재판소가 1971년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당시 서파키스탄)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된 야당 인사들에게 잇따라 중형을 선고하면서 또 다른 정치적 폭력사태가 잇따랐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총선일을 즈음해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작년 12월 말 전국에 5만여명의 병력과 경찰 32만여명을 배치했다.

방글라데시의 인구 1억6천만명 가운데 90%가 무슬림이고 나머지는 힌두교 신자 등이다. 1971년 당시 동파키스탄은 서파키스탄의 차별정책 등에 항의, 독립전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인도가 개입, 서파키스탄군을 물리친 덕분에 동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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