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법한 주부였던 장 씨는 2004년 10월 30일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힌다. 그의 죄목은 마약 소지 현행범. 장 씨는 코카인 17㎏이 든 트렁크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가방에 금광 원석이 들어있는 줄로만 알았다. 오랜 지인이 그 가방을 부탁했고, 그녀는 그 말을 순전히 믿었다.
프랑스 법정에서 지정해 준 국선변호인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프랑스인이어서 소통 역시 불가능했다.
1년 4개월의 수감생활 후 임시 석방된 그녀는 법원 관할 아파트에서 보호감찰을 받으며 재판을 기다려야 했다.
신분증도 없고, 언어 소통도 되지 않는 그는 집세를 낼 돈도, 끼니를 이을 돈도 없이, 멀리 한국에서 남편이 부쳐오는 생활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고통스런 나날을 이어갔다.
이 기록은 보호감찰 기간에, 왜 자신이 대서양 외딴섬에서 이런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는지,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프랑스 검찰청과 법정에서 무슨 말을 외치고 싶었는지 등을 숨김없이 적은 것이다.
《잃어버린 날들》 / 장미정 글 / 한권의책 / 264쪽 / 1만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