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시신 한달째 냉동고에…" 밀양 故 유한숙씨 유족 오열

6일 기자회견서 진상규명 촉구...시청 앞 분향소 설치 요구

"우리집 앞에 765 킬로볼트가…내만 죽는게 아니라 글로 지나가면..."


"어떻게 하든 765가 글로 가면 안돼. 와 저놈의…와 지나가노…"

고 유한숙 씨가 숨지기 전에 자신의 딸과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에게 남긴 말이다.

유씨의 유족들은 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씨의 육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유씨의 육성을 공개하며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아버지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음주, 돼지값 하락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한 사망으로 발표되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괴로워하시던 밀양 송전탑의 고통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시신을 병원 냉동고에 모셔 놓고 한달 째 거리에서 지내야 하는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밝혔다.

이어, 한전 사장에 대해 "한전은 아버지의 죽음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고 아버지께 사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아버지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더 이상 없도록 노선을 재조정하거나 주민들의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기 위해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양경찰서장에 대해서는 "지난 달 3일 자정 무렵, 부산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찾아온 3명의 수사관이 휴대폰으로 녹음해갔던 "765 송전탑 때문에 그랬다. 더 이상 살기 싫다"라고 답하셨던 아버지의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엄용수 밀양시장에게도 "아버지의 죽음이 신변을 비관한 개인적인 죽음이 아니라 한국전력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며 공적인 죽음이라는 사실을 밀양시청 분향소 설치를 통해 확인받고 싶다"며 시청 앞 분향소 설치에 동의해 줄 것과 사인을 왜곡한 시의 발표에 대한 유감 표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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