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왜 못했어"… 이재오 VS 서청원, 개헌놓고 '충돌'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 공개석상에서

8일 오전 국회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서청원 의원과 이재오 의원이 개헌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서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
8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석상에서 개헌론을 놓고 거물 정치인들의 신경전이 연출됐다. '친이계 좌장'이던 이재오 의원이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원조 친박' 서청원 의원이 대놓고 면박을 줬다.

이 의원은 "당 입장에서 새해 화두는 정치개혁이고, 그 첫 번째는 개헌"이라며 "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은 예측 가능한 정치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초 여론조사에서 국민 75%가 개헌에 동의했다. 국민 대다수 의견을 따르는 게 소통이고, 그 반대로 가는 게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께서 (개헌논의는 이슈의) 블랙홀이 된다고 말씀한 의견은 이해하지만, 개헌논의 주체들의 지혜와 능력에 따라 블랙홀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뒤이어 발언에 나선 서 의원이 이 의원의 '과거'를 거론해가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서 의원은 "이명박 정권 때 개헌하겠다고 김형오 국회의장 산하 개헌특위를 만들었던 걸 기억한다"며 "이재오 의원은 그때 모든 언론이 '정권 2인자'라고 했고 그만큼 힘이 있었다. 그러나 개헌 추진 못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개헌문제보다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 경제를 살리는 데 우선과제를 둬야된다. 이 의원 얘기도 틀리지 않지만 (개헌에는) 시간과 그리고 타이밍이 필요하다"며 "새해에는 (개헌보다는) 당이 단합해서 박근혜 정부 2년차 국정목표 달성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 의원의 공개비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간혹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원로급인 이 의원과 서 의원은 각각 상대 계파에 의해 정치적 좌절을 겪은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은 2006년 당권 경쟁 때 친박계의 지지를 받은 강재섭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든 적이 있다. 반대로 서 의원은 2008년 친이계 중심으로 흐른 총선공천 과정에서 낙천하면서 친박연대를 창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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