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대협 "아 22년..내일 해산했으면"

일본이 공식사죄하는 그날이 오길



- 위안부피해자 수요집회 22년째
- 횟수 늘수록 '아, 이게 현실이구나'
- 미국, 유럽, 일본에도 찾아가 집회
- 이젠 돌아가신 할머니들도 많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8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 정관용>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오늘로 22년을 맞았습니다. 참 반갑지 않은 기록이지만 세계 최장 기록이라고 하는데요. 제1회 집회 때부터 함께 해 온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윤미향>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92년 1월 8일 이게 왜 시작했죠?

◆ 윤미향> 그때 날짜에 대한 특별한 개념은 없었고요. 당시 마침 일본의 미야자와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어요. 그날이 1월 8일이었고요. 그 당시에 일본정부가 워낙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국가의 개입의 부인이라든가 또 민간업자가 한 일이었다라든가 여전히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시기였기 때문에 마침 시기를 맞춰서 수요일 수요시위를 시작을 했고요. 시작을 하면서 계속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우리가 계속하겠다라고 선언을 하고 시작을 했습니다.

◇ 정관용> 매주 수요일하겠다, 이렇게?

◆ 윤미향> 네.

◇ 정관용> 그리고 22년 갈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 윤미향> 전혀 뭐, 그렇게 생각을 못했죠. 사실은 저희들도 그때 시작을 할 때는 국제사회가 또 혹은 일본이 이렇게 이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외면을 오래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고요. 피해 사실이 좀 드러나면 혹은 그 문서라든가 이런 게 드러나면 증거가 드러나면 금방일본이 해결할 줄 알았어요. 그게 순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100차가 지나가고 또 200차 지나가고 그러면서 ‘아,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것을 절절하게 깨닫는 그런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 록요.

◇ 정관용> 참 부끄럽지만 이게 세계 최장 기록이랍니다.

◆ 윤미향> 그러게요.

◇ 정관용> 오늘은 어떤 분들이 함께 하셨어요?

◆ 윤미향> 무엇보다 늘 92년부터 저희와 함께 수요시위에 함께 하셨던 김복동 할머니, 올해 89세이신데요. 할머니께서 함께 하셨고. 또 그 할머니의 뒤를 이어서 수요시위 계속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길원옥 할머니. 두 분 할머니가 함께 하셨고요.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또 한 30여 명 함께 참석을 해서 할머니들에게 정의가 꼭 실현된다라는 것 그리고 할머니들이 굉장히 훌륭한 길을 걸어오셨다라는 그런 지지와 격려가 되기도 했고요.

◇ 정관용> 미국인 대학생들입니까?

◆ 윤미향> 네, 그렇습니다. 완전 미국인 대학생이요. 그리고 우리나라 초등학생들, 고등학생들 젊은이들이 주로 많이 참석을 했던 것 같아요. 약 300여 명 참석을 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많이 돌아가셨죠?

◆ 윤미향> 물론이요. 지금 생각해 보면 92년도에 저희들이 굉장히 고생하면서 일본대사관 앞에 섰는데요. 그때 계셨던 김학순 할머니, 강덕경 할머니, 김순덕 할머니 다 이미 고인이 되셨고요. 지난해 2월달에 늘 대사관 앞에서 한국정부에 대한 원망이 너무나 크셨던 황금주 할머니도 돌아가셨고요. 그러니까 그냥 보이지 않는 분들의 빈 의자가 너무나 많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말씀 가운데 지금 기억에 남는 말씀들이 혹시 있습니까?

◆ 윤미향> 늘 할머니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한테 “고맙다”고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얼마나 죄송스럽고 서럽기도 하고.

◇ 정관용> 그러게 말입니다.

◆ 윤미향> 피해자들이 사실은 우리들에게 원망을 하거나 우리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하는 게 그게 맞는 건데. 우리에게 “고맙다. 함께 해 줘서 고맙다. 여러분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당연한 어떤 책임이잖아요. 오히려 우리가 그동안 너무 함께하지 못해서 또 그분들의 소리를 외면해서 지금까지 오고 있는 건데. “고맙다”라고 하시는 말씀 들으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요. 지금도 늘. 감동을 줬거나 이런 일이 오래가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윤미향> 늘 김순덕 할머니는 이 수요시위 때마다 저희 실무자들을 위해서 커피를 타 오시기도 하시고요. 옥수수를 삶아 오시기도 하시고. 그런 거를 하시면서 늘 함께 하는 젊은이들에게 힘을 주셨어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참, 그분들이 그렇게 힘든 삶을 겪으셨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 격려했던 그런 모습들이 지금 짠하게 서럽게 남아 있습니다.


◇ 정관용> 외국에 가서도 여러 곳 하셨죠?

◆ 윤미향> 사실은 뭐, 한국정부가 뒷짐 지고 외교활동을 않을 때 할머니들이 UN을 쫓아다니기도 하시고. 또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지역, 정말 안 가본 곳이 없으신 것 같아요. 아시아지역도 마찬가지고. 가해국이었던 일본은 거의 매년 수십 차례 왔다 갔다 하시면서 몸소 “우리가 이런 일을 겪었다, 일본이 알아야 된다” 그런 말씀도 하셨죠. 그래서 저희들은 이런 할머니들의 그런 활동 때문에 지금 사실은 수요시위가 서울에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고요. 일본에 도쿄라든가 오사카, 나고야 또 히로시마 저기 홋카이도 등 여러 지역에서 함께 시민들이 연대하면서 진행을 하고 있어요.

◇ 정관용> 거기도 매주 수요일 그렇게 모입니까?

◆ 윤미향> 네. 돌아가면서, 지역마다 돌아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하지 못하고요. 그러니까 이거는 할머니들이 시작했던 수요시위가 일본의 여성들도 일본시민들도 변화시키고 있고. 또 세계 각지에서 함께 오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그런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제 끝내야 되는데요. 수요집회.

◆ 윤미향> 정말이죠.

◇ 정관용>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 윤미향> 최근에 들어서서 혹자들은 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야 정대협이 오래 유지될 수 있어서 오히려 그걸 바랄 지도 모르겠다”라고 그 정말 웃을 수 없는.

◇ 정관용> 말도 안 되는 소리죠.

◆ 윤미향> 정말 웃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희들은 늘 그런 얘기를 합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정말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뉘우치는 것. 그날이 할머니들의 해방이고, 수요시위를 멈출 수 있는 날이고, 그날이 정대협이 발전적인 해소를 할 수 있는 날이다. 그날이 내일이라도 왔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늘 합니다.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제발 정말 소원합니다.

◇ 정관용> 언제쯤 올까요?

◆ 윤미향> 지금 보면 아득하잖아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말 아주 역사를 기록하면서 하고 있고. 또 여전히 강제 연행을 부인하고 있는 현실이고. 국제사회는 그 유럽 사회에서 나치범죄를 청산하는 그런 것만큼이라도 아시아에 대해서 일이 진행이 된다면 제도화되고 문화화된다면 참 좋겠는데. 그게 왜 이렇게 달리 적용이 되고 있는지 저희들이 좀 안타깝고 절규를 하게 되는데요. 아시아에 대해서도 일본에 대한 전쟁범죄를 더 이상 후한이 없게 우리 후세대들은 이런 일로 갈등하지 않게끔 제대로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계속 이어가실 거죠?

◆ 윤미향> 네, 그렇습니다.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정관용> 오늘 밤 많이 추워진다는 데 소녀상 옷 좀 입혀주셨어요?

◆ 윤미향> 네, 오늘도 옷을 입고 있었어요. 장갑도 끼고 있었고요. 그런 것을 보면 또 우리 시민들의 그런 마음이 느껴져서 할머니들도 감동을 받고 있어요.

◇ 정관용> 참, 22년 동안 애 많이 쓰셨고. 앞으로도 애를 더 쓰셔야 될 것 같아서 그게 참 안타깝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윤미향>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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