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장은 9일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신 전 사장과 만난 사실을 털어놓으며 이번 만남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신 전 사장과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신한사태 등에 대해) 큰 온도 차이를 느꼈다”며 “신한사태에 대해서는 (신 전 사장과 같은) 직접적인 당사자 보다는 객관적인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년간의 재임기간 느낌이 많았다”며 “일련의 사태는 신한답지 못했고 모두들 겸허히 반성한 뒤 새 출발해야 하는데 그 것이 미흡하다”고 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통합되는 방향으로 미래로 가야하는데 지금처럼 과거로 가서 현미경으로 보고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또 “지금은 서로에 대한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며 “누가 먼저 그 것을 보이느냐에 따라 후배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신 전 사장이 먼저 용서와 화해를 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회장은 끝으로 이 같은 세 가지 원칙(반성, 통합, 화해)을 가지고 신한사태를 수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회장의 이날 발언에서는 신 전 사장의 이름 석자가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시종일관 신 전 사장에 대한 못마땅하고 서운한 감정이 절절히 묻어났다.
그는 ‘신한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대의 입장에 따라 수위를 조절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그러나 유감 표명만으론 해결안될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신한사태와 관련해 최근 무죄판결을 받은 신 전 사장은 한 회장과 만난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동우 회장과의 만남에서 의미 있는 대화는 안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신한은 죽은 조직이며 현 경영진은 라응찬 전 회장 사람들 뿐”이라며 “금융회사의 생명은 신뢰인데 지금처럼 경영하면 신한의 미래는 없다"고 울분을 토로한 바 있다.
이처럼 신한 갈등 수습의 신호탄으로 읽힌 전현직 CEO간 만남 이후 오히려 양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어 새해 ‘창조적 종합금융 실현’을 모토로 내세운 신한금융의 미래에 암운이 드리우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