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은 일본편? "야스쿠니 문제, 역사가가 다뤄야"

판단 유보…'아베 총리 거들었다' 비판 제기될 듯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9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관해 "(전몰자에 대한) 존숭(尊崇)의 뜻이나 국가로서의 기억이라는 미묘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비위스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일본과 프랑스의 외교·국방장관(2+2)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먼저 역사학자가 다루고 다른 국가에도 열린 형태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파비위스 장관은 "우호를 쌓으려면 과거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일본의 역사 인식이나 외교 자세에 어떤 변화도 없다"며 "일본은 평화국가로서 계속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는 기분이 상한 중국인과 한국인에게 사과했다"면서 "총리는 평화를 빌고자 그곳에 갔으며 신사 참배는 우리의 슬픔을 보여주고 전쟁 없는 세계를 위해 기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대화를 계속해야 하며 총리도 참배 동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비위스 장관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사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과 관해 일본의 편을 든 것이라는 비판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은 야스쿠니 신사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일정한 판단을 전제로 아베 총리의 참배를 비판했는데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의 피해국이면서도 사실상 판단을 유보하면서 비판으로 나가지 않았다.

'전몰자 존숭'은 아베 총리나 일본 보수 정치인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정당화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파비위스 장관이 역사학자를 거론한 것도 앞서 아베 총리가 한 발언과도 비슷하다.

아베 총리는 작년 7월 일본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일본이 2차 대전 중에 주변국을 침략했느냐는 질문을 받자 침략 여부의 판단을 정치가가 아닌 역사가에 맡겨야 한다는 답변으로 명확한 태도 표명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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