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홍콩 문회보(文匯報) 등에 따르면 스페인 주재 중국대사관의 황야종(黃亞中) 임시대리대사는 최근 스페인 텔레친코 방송의 회장 등 경영진에 서한을 보내 신년 특집프로그램에서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됐다고 항의했다.
황 대리대사는 주스페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도 올라온 이 서한에서 "'메사 파라 도스'(Mesa para Dos)라는 제목의 쇼 프로그램에서 이상한 '중국 옷'을 입은 광대가 펄쩍펄쩍 뛰면서 여러 과장된 행동을 했다"면서 "다른 출연진들은 한술 더 떠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얼굴을 붉힐 만한 저속한 단어를 사용해 중국인들을 공개적으로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밤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중국풍 옷을 입은 한 코미디언이 스페인의 중국 음식점의 웨이터로 나와 스페인 고객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엉터리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이 웨이터에게 고객들은 두 차례 '이 중국인은 바보야'라는 의미의 '에스테 치노 에스 힐리포야'(Este Chino es Gilipolla)라는 말을 한다. 스페인어에서 '힐리포야'는 일종의 욕으로 사용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또 중국 식당에서 개고기와 고양이 고기를 팔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사도 등장한다.
황 대리대사는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시청률 때문에 이런 쓰레기 같은 쇼를 만든 것인지는 모른다"라면서 "그러나 객관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스페인에 있는 중국인들과 전 세계 중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텔레친코는 상업 방송국으로 시청률만 생각해 스페인에 사는 18만명의 중국인들이 무시할 만한 시청자층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면서 "그러나 18만 명의 중국인 뒤에는 13억 명의 중국인과 세계 제2위의 경제가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