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폭로' 권은희, 총경 승진 탈락 '뒷말'

경찰 "애초에 유력한 승진 대상자 아니었다"

경찰 총경 승진 인사가 단행된 가운데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수사과정에서 ‘경찰 지휘부의 축소ㆍ은폐 의혹’을 제기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승진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10일 ‘뒷말’이 무성하다.

경찰은 애초 유력한 승진 대상자가 아니었고, 아직 계급정년에 여유가 남았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은 전날 부산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정석모 경정 등 89명을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로 선발, 발표했다.

경찰은 경찰대학 출신 등 특정 직역에 의한 고위직 독점을 막기 위해 경사 이하 입직자를 23명 선발하고, 최초로 여성 3명을 총경 승진 대상으로 선발했다.

하지만 승진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은 권은희 과장이 고배를 마신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 지휘부의 수사 축소ㆍ은폐’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보복성 인사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경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총경인사는 주로 2004~2007년에 경정을 단 연차를 중심으로 인사고과 성적으로 5배수를 추려 승진대상자를 최종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일선 경찰서에서 형사과장이 아닌 수사과장을 하다 총경 승진한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총경 승진자 89명 가운데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은 두 명에 불과하다는 것.

광주 동부경찰서 장영수 수사과장은 지난해 ‘6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부산 동래경찰서 감기대 수사과장은 1999년에 경정으로 승진한 터라 이번이 사실상 ‘막차’였다.

반면 사법연수원 33기인 권 과장은 지난 2005년 특별채용을 통해 경정으로 경찰에 입문했기 때문에 계급정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

앞서 권 과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과정과 국회 청문회 등에서 ‘수사 축소ㆍ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 지휘부를 정면으로 겨냥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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