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이 10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차례의 개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총 1만8천871명)에게 정치적 성향을 물어본 결과 '진보 성향'이라고 자평한 유권자가 전체의 2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에 비해 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 1992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1992년 조사에서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라는 응답이 17%에 그쳤었다.
반면 자신을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사상 최저치인 34%로 떨어져 상당수의 중도 유권자들이 진보 진영으로 옮긴 것으로 해석됐다.
이처럼 최근 진보 성향의 국민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미국 유권자의 '대세'는 보수 성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스스로 보수적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38%에 달했다.
보수와 진보 유권자들의 응답비율 격차인 15%포인트는 지난 2007년과 2008년과 함께 역대 최소치다.
소속 정당별로는 민주당원들 가운데 스스로 진보 성향이라고 평가한 유권자가 43%에 달해 지난 2000년(29%)보다 크게 늘었으나 같은기간 중도 성향이라고 응답한 유권자는 44%에서 36%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수 성향이라고 자평한 민주당원도 25%에서 19%로 줄어들었다.
공화당원들의 경우 보수 성향이라는 응답자가 70%로, 전년보다 3%포인트 떨어졌지만 2000년에 비해서는 8%포인트나 높았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공화당원은 전년보다 1%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전체의 5%에 불과했다.
갤럽은 "자신의 정치성향에 대한 미국 국민의 평가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이는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않았던 민주당원들도 떳떳하게 진보 성향임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갤럽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미국 국민의 42%가 자신을 무당파라고 규정, 지난 1988년 첫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