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양적완화할 때 됐다" <옵서버>

"현란한 언변, 더는 안먹혀…'자전거 곡예사'의 새 재주 기대"

유로 경제의 디플레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도 미국과 일본식의 양적완화를 취할 때가 됐다고 영국 신문 옵서버가 1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옵서버는 유로 경제 회생을 위해 "필요하면 뭐든 할 것"이라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현란한 언변'이 더는 먹히지 않게 됐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신문은 드라기가 2012년 여름 이런 식으로 시장을 안심시켜 파국에 이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차입 부담을 상당 수준 완화하는 효과를 냈음을 상기시켰다.

드라기는 지난주에도 "필요한 만큼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ECB가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만 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옵서버는 이 단서는 ECB가 연방준비제도나 일본은행처럼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직접 사들이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킨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유로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며 실업률도 높은데, 설상가상으로 유로화 가치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계속 '법 타령'만 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옵서버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가 기록적으로 낮은 연율 기준 0.7%까지 주저앉았음을 지적했다.

또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및 키프로스의 근원 인플레는 이미 마이너스라는 점도 덧붙였다.

이는 이들 4개국의 실질 채무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며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이자 부담이 근원 인플레가 1% 이상인 독일보다 버거움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드라기의 거듭된 결의 표명에도 ECB가 더 공격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으며 설사 그렇게 움직였다고 해서 시장이 의도한 대로 반응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유로지역도 갈수록 일본식 디플레 국면에 빠져드는 것이 현실인 만큼, 비록 늦기는 했지만 ECB가 양적완화 카드를 구사할 때가 됐다면서 '자전거 곡예사'(드라기를 지칭)의 새로운 재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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