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장기화되면 유전자 변형이 발생해 폐암 유발한다"

국내 연구팀이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를 규명해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박근칠 교수 연구팀이 국내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 104명의 유전체 전부를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FGFR3 유전자와 TACC3 유전자가 서로 융합돼 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가운데 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주로 흡연자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에서도 99명이 20년 안팎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거나 피운 경험이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FGFR3과 TACC3 두 유전자는 평소에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흡연 기간이 지속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재배열과 융합을 일으키며 폐에서 세포 증식과 분열을 반복하게 된다.

연구팀은 "흡연으로 인해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또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서 변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유전자 변형과 결합이 시작돼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 이를 되돌릴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어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는 것이 유전자 변형을 막고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에서 발병 양상이 확연히 다른 선암과 달리 편평상피세포 폐암의 경우 인종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박근칠 교수는 "FGFR3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라 이번에 밝혀진 FGFR3-TACC3 결합에 따른 폐암은 조만간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흡연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전자 변형을 촉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새해에 반드시 금연을 통해 폐암을 예방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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