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지도부 13명 자진출석키로(종합)

김명환 위원장, 민주노총 앞 경찰 투입으로 출두 지연돼

파업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경찰 자진출석을 밝힌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경찰병력과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철도노조 파업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김명환 위원장 등 13명의 지도부가 14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파업을 시작한 이후 37일만이며, 파업 중단 이후로는 16일째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쯤 여의도 민주당사를 나와 서울 용산경찰서로 출석했다.

조계사에 은신 중인 박태만 수석부위원장도 오후 중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경찰에 출두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명환 위원장의 출석은 민주노총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던 조합원들과 경찰이 충돌을 빚으면서 오후까지 지연되고 있다.


앞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과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배 중인 지도부 13명이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찰에 자진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저를 비롯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간부 전원은 이제 자진 출석하고자 한다"면서 "남아있는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출석을 선택한 것은 지난 노사간 갈등으로 인한 모든 부담을 책임지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압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정부와 철도공사는 이제야말로 대화와 교섭의 장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당한 철도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간부들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됐다"면서 "사문화된 업무방해와 손해배상, 가압류로 철도노조에 가해지는 대량 징계는 즉각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 9일부터 1차 징계위원회에 착수해 오는 28일까지 우선 징계 회부 대상자 140여 명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

이에 따라 간부급 노조원에 대한 대량 중징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철도노조는 사측에 대해 "현장 복귀 후 대화와 교섭하겠다던 약속은 온데간데 없다"며 비판한 바 있다.

지금까지 철도파업과 관련, 김 위원장 등 35명의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돼 이 중 22명이 검거되거나 자진출석했다.

검찰은 12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10명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고, 구속된 2명도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나 지금까지 구속된 노조원은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경찰이 출두하려는 지도부를 구속하거나 탄압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다시 한 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또한 이날 논평에서 "법원이 자진 출석하거나 검거된 철도노조 수배자 전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만큼 자진 출석하는 노조 간부들 역시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국회는 철도 발전 방향에 대해 책임있는 논의를 하기로 한 약속에 근거해 책임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코레일 역시 무자비한 징계와 억지 구속을 남발할 것이 아니라 원만한 노사 합의로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자진 출석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석 직후 2선 지도부를 발표하고 코레일 측과의 교섭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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