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저 실업률? 청년1/3이 실업자"

일주일 1-2시간만 일해도 실업자로 안잡혀

- 청년 실업률 8%? 구직중 포함하면 21%
- 청년 1/4 이 최초 1년 미만 계약
- 단기, 비정규 불완전 일자리 말고 정규 일자리 늘어야
- 사회적 대타협 노력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월 15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양호경 (청년유니온 정책실장)


◇ 정관용> 오늘 통계청이 고용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38만 6000명이 증가했다.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실업률은 2.9%로 가장 낮다. 이런 보도입니다. 그렇지만 청년실업률은 전년도에 높아져서 처음으로 8%대에 진입했고 청년층 고용률도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했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청년유니온 쪽의 입장을 듣겠습니다. 양호경 정책실장 전화해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 양호경>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이 숫자를 믿으십니까?

◆ 양호경> 네, 뭐 공식적으로 나온 통계라서 믿건 안 믿건 공식적인 통계는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실업률 지표에 맹점이 있다는 주장은 그동안 계속 나왔었잖아요.

◆ 양호경>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 양호경> 통계에 맹점이 있습니다. 취업이 잘 안 되거나 아예 포기한 사람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처럼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지만 실제 잠재적인 실업자인 사람들이 포함이 되지 않는 맹점이 많은 통계입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나라 실업률은 어떤 식으로 조사를 해서 발표를 합니까?

◆ 양호경> 실제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실업자 수를 포함하는데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취업이 안 되거나 학교를 다니면서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은 아예 경제활동 인구 자체에 포함이 안 돼서 그 수에 포함이 안 돼서 실업률에서 빠지게 됩니다.

◇ 정관용> OECD 국가 다른 나라들도 실업률을 통계할 때는 똑같은 기법을 씁니까? 아니면 기법이 다릅니까?

◆ 양호경>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으로 통계를 해서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통계가 맞습니다만 그게 한국 입장에서 봐서는 조금 저임금 일자리, 불안정 일자리 이런 것에 대한 현실적인 것이 반영이 되지 않는 실제 청년실업 문제를 드러낼 수 없는 그런 통계입니다.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다른 나라도 똑같은 방식의 실업률 조사를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가 이렇게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특수한 무슨 이유가 있나요? 우리나라가 특히나 구직활동 중이거나 내지는 억지로 대학원에 등록하거나 이런 청년층들이 많은 겁니까?

◆ 양호경> 네, 맞습니다. 실제 구직을 하기 위한 구직기간이 제일 길고요. 그리고 생계를 위해서 단기간 일자리, 단기간 일자리를 하게 되더라도 취업률에 포함되는 단기간 일자리들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실제로 그 사람들이 취업률에 포함이 되어야 되는가. 이런 문제점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우리 청년유니온이 보시기에는 지금 정부가 내놓은 발표도 청년실업률은 사상 처음 8%대에 진입했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양호경> 네. 8%로 2008년 경제 위기 수준에 되는 청년실업률입니다.

◇ 정관용> 실제로 몇 %가 된다고 보세요? 그럼 청년실업률이.

◆ 양호경> 뭐, 실업률 정부에서 발표하는 8% 말고 따로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 그리고 실제 구직 준비 중인데도 불구하고 실업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21%. 그래서 110만 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21%?

◆ 양호경> 네. 거기다가 단기적인 일자리. 생계를 위해서 구직을 하면서도 아르바이트하는 친구들까지 포함이 되게 되면 실제 청년들 중에서 3분의 1 정도가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일주일에 1시간만 일을 해도 실업자가 아닌 걸로 잡힌다면서요?

◆ 양호경> 네. 근무를 하게 되고 사대보험을 가입한다거나 고용의 숫자에 들어가게 되면. 1, 2시간 일을 해도 실제 실업자가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런 것까지 다 합해보면 청년층의 한 3분의 1은 사실상의 실직 상태로 봐야한다?

◆ 양호경>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정부 쪽 관계자는 작년에 하반기로 갈수록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다. 그래서 취업자 증가폭은 전망을 아주 초과했다. 이렇게 자평을 하고 있는데요. 어떠세요?

◆ 양호경> 통계적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청년들이야 취업자 수가 좀 줄기는 했지만 다른 연령층에서 많이 늘었고요. 대부분 다 늘었던 것 보면 경력단절 여성들이나 노령층, 파트타임, 단기 일자리, 저임금 일자리들이 제일 많이 늘었고요. 이런 것들이 정부에서 일자리를 늘렸다고 자화자찬할 수 있는 수준인지 의문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오늘 또 내놓은 자료를 보면 기획재정부는 일자리의 질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 양호경> 네, 그거에 대한 데이터는 다 찾아봤는데 구체적인 건 없고요. 임금 수준이나, 통계청 자료만 봐도 임금 수준에 대한 격차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고. 실제 고용안정성, 근속기간 같은 경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면 시간제 일자리를 또 무조건 나쁘게만 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걸 통해서 일자리를 나눈다. 그래서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한다. 그런 긍정적 기여도 하지 않나요?

◆ 양호경> 일자리 나누기는 기본적으로 좋은 취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근무시간이 OECD 평균에 비해서 500시간 가까이 많고. 그 많은 초과분에 대해서 일자리를 나눌 수 있으면 좋은데 그런데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다 일을 더하고 싶어도 더 못하게 하는, 선택을 할 수 없는 그런 일자리들이 늘어나서...

◇ 정관용> 일을 더하고 싶은데 오히려 기회를 주지 못하는 그런 거다?

◆ 양호경> 네.

◇ 정관용> 그렇다면 이 청년실업. 또 청년고용 상황 이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이렇게 보는 거죠?

◆ 양호경> 네, 계속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임금수준이나 고용유지 같은 것들이. 전년도 이후로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악화되는 제일 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양호경> 일자리 자체가 있기는 많이 있지만 불안정하고 단기적인 일자리, 1년 계약직 일자리들이 많이 느는 게 제일 큰 것 같고요. 통계청에서 며칠 전에 또 발표했던 것에 보면 청년들 중에 4분의 1정도가 최초 계약을 할 때 1년 미만 계약을 하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그만큼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에 가기 어려운 현실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단기계약, 불안정한 일자리들만 생기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양호경> 아무래도 이건 구조적인 문제들이, 그런 것 같은데. 갈수록 기업에서는 좀 나중에 임금 문제나 해고 문제 등에 대해서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청년층부터 편하게 좀 뽑아서 기업 전체의 이윤들에서 임금을 낮추려고 청년들을 좀 더 싸게 쓰고 단기간에 좀 빨리 돌려쓰는 방식이 작년도 이후로 많이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기업들이 장기적인 임금부담이나 또 해고의 자유, 이런 것 때문에 자꾸 비정규직 단기, 시간제 일자리, 이런 것들만 선호하게 된다?

◆ 양호경> 네, 그리고 정부의 정책도 조금 문제가 있는데요. 정부종합정책이 나온 지, 2003년에 처음 나왔습니다. 청년실업이라는 종합정책이 처음 나왔는데. 10년 동안 매년 2조 가까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사 분야에서는 인턴교사나 시간제교사만 늘렸던 것처럼 좋은 정규직, 좋은 공무원을 늘리기보다는 단기적으로 공공부문에서도 단기적인 일자리를 계속 늘려가는 그런 방향성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한정된 예산으로 그나마 좀 많은 사람한테 혜택을 주려면 그 방법밖에 없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 양호경> 그 덕에 청년실업률이 8%로 나름 소위 선방을 하고 있는 수준은 그런 것 때문에 있는 건 있고요. 실제 그 청년한테 단기적인 일자리가 청년 개인 삶에 도움이 되었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청년들의 그 스스로의 자책할 바 이런 건 없습니까?

◆ 양호경> 자책할?

◇ 정관용> 청년들의 잘못. 예를 들어서 너무 다 좋은 일자리만 찾으려고 한다. 중소기업은 오히려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막 구인난을 겪는다는데, 그런 데는 안 가려고 한다. 또 그냥 학력이 너무 높다, 이런 등등 여러 가지 있지 않습니까?

◆ 양호경> 과도하게 불안한 마음 때문에 청년들이 이제 안정적인 직장이나 아니면 대기업들만 선호하는 문화는 분명히 있습니다마는, 이게 단순하게 청년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게 중소기업에 가게 되면 거의 최저임금수준이라 미래를 그릴 수도 없고. 단기간 일자리가 좀 많아서. 저희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청년들의 마음이 공감이 되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듯이 그런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사회와 정부의 책임성이 더 강하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그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양호경> 네, 맞습니다. 어찌됐든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으로 뽑는 문화들에 대해서 좀 정부에서 통제가 좀 필요한 것 같고요. 그리고 최저임금수준을 늘리면서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에서도,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들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생산 대비 고용창출이 적은 대기업보다 일자리 수요가 많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 개편이 근본적인 관점이 필요합니다.


◇ 정관용> 중소기업도 임금을 좀 많이 줄 수 있게끔 하는, 그런 방식으로?

◆ 양호경> 네, 맞습니다.

◇ 정관용> 또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은 차별이 없도록 하는. 하지만 비정규직은 가급적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런 정책들이군요.

◆ 양호경> 네.

◇ 정관용> 한편에서는 아까 기업들에서는 임금부담도 있지만 해고의 용이함, 이런 것들을 생각한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양호경> 네.

◇ 정관용> 일각에서는 사회적 대타협을 하자. 기업과 노동조합이 그래, 해고는 자유롭게 해라. 대신에 정규직으로 뽑아라. 대신에 만약에 해고가 되면 다음 번 취업할 수 있는 재취업교육이나 이런 것들을 사회적 시스템으로 갖추어 달라, 이런 식의 몇 가지 조건들을 같이 좀 충족시키는 대타협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런 생각은 어떻게 보세요?

◆ 양호경> 근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이 가장 문제점인 게 단순히 고용의 불안정성도 있지만, 고용이 됐으면 본인이 생계를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하고 또 실제 임금수준이 낮은 것 때문에 그렇거든요. 사회적 안전망이 되어 있고 재취업기회나 아니면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다양한 지원들이 된다면 충분히 고용의 안정성과 유연성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현재 노동계, 양대 노총은 이런 대타협에 대해서 일단 부인하고 있죠?

◆ 양호경>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서는 많은 논의들에 대해서는 해봐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단순하게 그 전에 십몇 년 동안 경험상 고용유연성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그냥 해고의 자유만 강조하는 기업들의 논리였다고 15년간의 역사적 경험들 때문에. 일단 조금은 날을 세우고 있는 입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른바 고용유연성, 해고의 자유라고 하는 것 말이죠. 그거에다가 반대급부로 사회적 안전망이나 재취업 기회, 지원, 이 얘기는 안 하고 있다, 기업 쪽이?

◆ 양호경>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유럽 같은 경우는 이런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까? 어때요?

◆ 양호경> 정부에서도 계속 얘기하는 네덜란드 같은 경우도 70년대 고용이 어려웠을 때 사회적 대타협 방식으로 소위 바세나르 협약, 이런 방식으로 청년실업률도 많이 낮추고 사회적으로 안정성도 많이 강화됐던 사례들이 다른 나라에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뭔가 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성찰 그리고 접근, 이런 게 필요하지. 그냥 단지 청년고용을 확대하기 위해서 예산 1조씩 늘린다, 이런 것 갖고는 안 될 것 같아요.

◆ 양호경> 네. 저도 예산만 다소 늘려서는 청년실업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하여튼 계속 답답한 통계만 나와서 좀 근본적 대책을 주문합니다마는, 정부는 아직 근본적 대책으로 움직일 기미는 보이지 않고요. 노동계라도 조금 앞장서서 이런 주장들을 좀 더 강화하게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양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청년유니온의 양호경 정책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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