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벗 위원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내 위원장 사무실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정청래 의원을 만나 이같이 해명했다고 정 의원 측이 전했다.
쉐벗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13일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외무성 부대신과 면담했을 때 자신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진의를 듣고 이에 대해 이해를 표명했다는 보도는 번역 오류라고 강조했다고 정 의원 측은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당시 쉐벗 위원장이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노부오 부대신을 만나고 나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이유는 잘 알았다"고 이해를 표시하면서 "한일 양국이 서로 배려해 잘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쉐벗 위원장이 자신은 일본 입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펄쩍 뛰면서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쉐벗 위원장은 나아가 노부오 부대신이 설명한 일본 측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애니 팔레오마베가(민주·미국령 사모아) 전 아·태소위원장과 견해를 같이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정 의원은 독일의 빌리 브란트 수상이 폴란드를 방문해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던 장면을 상기시키면서 아베 총리가 2차 대전 전범들을 분리한 뒤 참배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지적했고 쉐벗 위원장도 "매우 좋은 생각"(excellent point)이라고 동의를 표시했다.
정 의원은 미국 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한·일 공동 책임론에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이 사안에 대한 미국 측의 분명한 태도를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으로 구속된 바 있던 정 의원은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을 뉴욕주 자택에서 만날 예정이다.
정 의원은 "고령(88세)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그레그 전 대사를 17일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989년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서총련) 반미구국결사대 소속이던 정 의원은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에 가담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17년 만인 2006년 열린우리당 초선 국회의원과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으로 재회했고 이번 8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