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결국 내부인사로 가나?

내부 4명, 외부 1명 구도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군이 예상보다 경량급 인물들로 드러나면서 흥행 실패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천된 내 외부 인사 중 누구를 뽑아도 개혁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반전과 흥행의 묘미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 이사회는 15일 최고 경영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 후보군을 권오준 포스코 사장, 김진일 포스코 켐텍 대표이사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오영호 KOTRA 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가나다 순)으로 확정했다.


내부인사 4명에 외부인사 1명의 구도이다.

이 가운데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유일한 외부 인사라는 사실 자체로 눈길을 끈다. 오영호 사장은 행시 23회로 산업자원부에서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이후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거쳐 2011년 코트라 사장 자리에 올랐다.

포스코 개혁을 위해 외부 인사가 선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지만, 차관급에 철강 보다는 통상 전문가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도 있다.

내부 인사들 중 권오준 사장은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기술총괄장(사장)을 맡고 있다. 제철소 현장보다는 연구소에서 주로 근무한 연구 엔지니어로 평가된다. 포스코 내 ‘기술통’으로 불릴 만큼 기술 중심의 개혁을 잘 추진할 수 있지만 경영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진일 사장은 포항제철 제강부장, 포항제철소장, 탄소사업부문장(부사장)을 지낸 뒤 2011년부터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제철소 제강 부장과 제철소장을 거친 만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후보이지만, 글로벌 기업 경영 능력을 겸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동화 부회장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나온 경남고 출신으로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과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등을 지냈으며, 박한용 이사장은 포스데이타 대표이사와 포스코ICT 사장, 경영지원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관리 전문가이다.

포스코 주변에서는 5명의 차기 후보군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경량급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당초 거론됐던 포스코 김준식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전 사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유력 인사들이 빠지고, 외부인사도 포스코에 걸맞는 중량급 인물을 발굴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에 따라 외부이든 내부이든 5명의 후보군 중 누구를 뽑아도 반전과 흥행 성공의 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부의 개혁 요구를 수용해 삼성전자 CEO 출신의 황창규씨를 선발한 KT와는 크게 비교되는 것이다.

이는 사실 포스코가 차기 회장 후보를 선발하기 위해 공모를 거친 KT와 달리 이사회 멤버로 구성된 승계 카운슬을 가동할 때부터 노정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애초부터 포스코 개혁을 주도할 외부의 거물급 인사를 발굴할 의지가 있었냐는 의문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KT가 삼성전자 CEO 출신인 황창규씨를 깜짝 발탁함으로써 개혁 기대감과 추진력을 모은 것과 달리 포스코는 반대로 가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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