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이란 측과의 대화에서 "내전 종식에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이란 초청 사실을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반 총장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며칠 동안 장시간 논의를 했다며 "협상의 목표가 상호 동의에 따라 완전한 행정 권한을 가진 과도 통치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리는 제네바-2 회담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등이 모여 지난 2012년 1차 제네바 회담에서 합의한 과도정부 구성안을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은 이란이 1차 회담의 과도정부 구성안을 수용하지 않는 한 제네바-2 회담에 참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선결 조건' 자체에 반대해 왔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차관은 관영 뉴스통신 IRNA에 반 총장의 초청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대표단을 보낼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제네바-2 회담 참여를 결정한 시리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SNC의 루아이 사피 대변인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반 총장이 이란에 대한 초청을 철회하지 않으면 제네바-2 회담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이란이 '제네바-1 합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명시적이고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조건에서 초청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란은 한 번도 공개적으로 이를 밝힌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을 초청하는 조건을 둘러싸고 유엔과 꾸준히 논의해 왔으나, '급하게' 마련된 반 총장의 기자회견에 허를 찔린 듯 보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비롯해 호주, 바레인, 벨기에, 그리스, 룩셈부르크, 멕시코, 네덜란드, 바티칸시국 등 9개국을 제네바-2 회담에 추가로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