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 소치올림픽 테러협박 영상 공개…안보불안 고조(종합)

러'남부 지역 이슬람 반군 "올림픽 관객들에 선물 있을 것" 경고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림픽 테러 위협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안보 불안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남부 지역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연말부터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이후 러시아 정부는 올림픽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이 우려를 표명하는 등 올림픽 참가국에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북(北)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 단체인 '빌랴트 다게스탄'은 19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당신과 소치 올림픽 방문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며 테러 공격을 암시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두 남성은 아랍어가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 앞에 앉아 러시아어로 "당신은 당신 방식대로 일을 하고 우리도 우리 방식대로 일을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당신과 그곳(소치)에 올 방문객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신이 올림픽을 개최하면 우리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매일 흘려지고 있는 무슬림의 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지난달 말 러시아 남부도시 볼고그라드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술레이만과 압두라흐만으로 불리는 이 두 남성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이들이 이라크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단체 '안사르 알순나'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이들이 테러 공격에 앞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볼고그라드에서는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철도 역사와 트롤리 버스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했다.

협박 동영상이 공개된 후 러시아 하원 의원 미하일 마르켈로프는 자국 통신·정보기술 감독청과 검찰에 해당 사이트 접근을 차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사이트 접근은 차단됐다.

볼고그라드 테러 사건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는 보안 강화 조치가 취해졌다. 러시아 당국은 그 일환으로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승객들의 액체류 기내 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소치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모든 기차역에서는 승객과 수하물을 점검하는 절차가 한층 강화됐으며 소치 시내 공공장소 전역은 감시 카메라 수만 대를 통해 관찰되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이나 관련 시설 출입은 사진과 신상정보가 담긴 출입증을 지닌 사람들에게만 허용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ABC 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소치에 경찰 4만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올림픽 참가국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마이클 맥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뒤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라며 "이슬람 반군들의 올림픽을 노린 공격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콜 위원장은 경기장 일대의 대중교통 시스템 같은 쉬운 표적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콜 위원장은 20일 소치를 방문해 보안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다.

마이크 로저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미국이)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는 것 같지 않다"면서 러시아가 테러 위협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군과 정보기관은 올림픽 기간 테러 등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자국민 대피 등 긴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대책 마련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러시아 당국이 외국군 주둔을 꺼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다음달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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