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A 직원들, 사이버 보안업체 창업 '봇물'

감시프로그램 '운용에서 차단으로' 역할 전환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운용하는 국가기밀 감시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직원들이 민간에서 정보기술(IT) 보안업체를 잇따라 창업하고 있다.

NSA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감시프로그램 운용 경험을 민간에서는 해킹을 방지하는 쪽으로 역이용하는 셈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NSA 업무가 사이버 창업을 북돋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처럼 최근 전직 NSA 직원들이 창업을 통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12년까지 NSA에서 인터넷보안 업무를 맡았던 윌 애컬리는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 일했던 동생 존 애컬리와 함께 최근 워싱턴DC에서 '버트루'(VirTru)라는 이메일 보안업체를 만들었다.

버트루는 이메일을 암호화하고, 메시지를 전송한 뒤에 이를 철회하고, 권한이 없는 이들이 메시지를 볼 수 없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애컬리가 8년간 NSA에서 근무하면서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초기 펀딩에서만 무려 400만달러(약 42억원)를 모은 애컬리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국가기밀을 폭로한 것과 같은 사이버 해킹이 늘어나면서 버트루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공군 조종사로 활약했던 라지 샤는 최근 전직 NSA 기술직원 2명과 함께 '모타 시큐리티'리는 사이보보안 업체를 창립했으며, 이를 팰러앨토 네트워크스에 매각했다.

또 NSA에서 컴퓨터시스템 연구원으로 일했던 애덤 퓨크스는 지난 2012년 퇴사한 뒤 동료 등과 함께 검색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문업체인 '스크를'(Sqrrl)을 만들어 성공을 거뒀다.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 창업 펀딩에서 유력한 투자자들로부터 520만달러(약 55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감시기관의 전직 직원들이 근무 중에 얻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민간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더 넓은 시장에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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