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엉뚱하면서도 자신만의 소신과 주관이 뚜렷한 퓨어킴에게 마녀만큼 그 매력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단어는 없다는 평가다.
퓨어킴도 "콘셉트를 듣고 곡의 가사를 쓰는데 어려움 없이 술술 나왔다"며 "의도하셨던 이미지가 쉽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윤종신 PD님 성격 자체가 개인에게 가장 맞는 것을 끌어내주는 스타일이에요. '이걸 못하니 보완해'가 아니라 '이걸 잘하니 더 잘해보자'라는 거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작업이 즐겁고 재밌었어요."
"내성적이거나 소심한건 아닌데 조용하게 있는 걸 좋아해요. 집에 있으면 피아노를 쳐요. 6살때인가 어머니가 써준 편지에 제가 멜로디를 붙여 동요를 만들었는데, 그게 작곡의 첫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퓨어킴이 음악을 전공하고 가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퓨어킴에게 음악은 "즐거운 취미생활이었다"고. '합법적인 자퇴'를 위해 선택한 미국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심심한 마음을 달래줬던 게 음악이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굉장히 시골에 있었어요. 교회 목사님과 신도분들께 악기를 배우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런 게 쌓이다보니 대학을 입학할 때가 됐고, 주변에선 음악을 전공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양파 언니가 다니던 버클리 음대가 참 예뻐 보여서 도전을 하게 됐죠.(웃음)"
"4학년이 됐을 때 부모님이 제 모습을 보고 다 그만두고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그렇지만 한 번만 더해보자는 마음으로 남아서 이전까지 하지 못했던 것을 한꺼번에 이수했어요. 4년 과정을 1년에 하다보니 음악에 질려버렸죠."
그렇지만 여전히 음악은 퓨어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취미생활이었다. 졸업 후 영화 공부를 하던 여동생과 만들었던 EP앨범 '맘&섹스'(Mom & Sex)와 1집 앨범 '이응'은 독특한 색깔과 음색으로 인디 음악계에서 눈길을 끌었다.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윤종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퓨어킴은 앞서 앨범을 발표한 김예림, 박지윤보다도 앞선 2012년부터 미스틱89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적지 않은 나이, 불안한 마음이 들 법 했지만 퓨어킴은 "2년 동안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며 "큰 잔에 아이디어를 채우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음악을 길게 보고 있어요. 긴 시간 동안 2년을 쉰 것뿐이에요. 그 시간 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에 질문하고, 해결하고, 휴식하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보냈어요. 앞으로 음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하는 작업에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시면 더 감사하고요. 제 음악과 무대에 다양한 반응이 나올수록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