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승진(26) 씨는 요즘 '그것이 알고 싶다'에 푹 빠져있다. 이 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우리가 모르고 있던 심오한 사건의 속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뤄 여러모로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것이 알고 싶다'가 완벽하다고만 볼 수 없다.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존재한다. 특히 자극적이고, 사실적인 범죄 재연은 곧 모방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씨는 "시청률을 의식해서인지 가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90년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경찰청 사람들' 은 범죄 행위를 구체적으로 재연, 모방 범죄를 유발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난 요즘도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 재연 장면을 보고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한 제작진의 입장은 어떨까. '그것이 알고 싶다'의 기획을 맡은 박상욱 CP(책임프로듀서)는 "모방 범죄가 우려되는 재연 장면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자 소형석 PD 역시 "구체적인 범죄 행위나 모방의 우려가 큰 부분은 뺀다"면서 "시청자가 최대한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연 화면을 많이 담는다"고 했다.
주제 다양성의 부재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미제사건을 주로 다룬다.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온전히 시청자의 몫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답답할 노릇이다. 궁금증만 더 커지기 때문이다.
KBS '취재파일 K', MBC 'PD 수첩', '시사매거진2580', SBS '현장 21' 등 다른 시사고발프로그램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다. 이는 현재의 시사고발프로가 가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케이블 및 종합편성채널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여러 번 선보였지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지로 이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한 시사고발프로의 시급한 숙제는 주제의 다양화, 사건의 진행 과정과 명쾌한 해답 그리고 좀 더 순화된 재연을 프로그램에 담는 것이다. 시청자는 한 단계 더 진화된 시사고발프로를 기대하고 있다.